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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김구’ 최정례 “나는 이제 땅에 묻혔으나 허공을 날고 있다”

[오늘의 시] ‘김구’ 최정례 “나는 이제 땅에 묻혔으나 허공을 날고 있다”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를 독립을 사랑했다 나는 부자유를 억압을 증오했다 나는 이제 죽어 담담하게 즐겁게 웃는다 나는 죽었지만 죽지 않았고 독립을 자유를 그리워하며 내 땅에 봄바람이 가득할 것을 믿었다 나는 해주 텃골에서 태어나 마음 좋은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고 나라를 위해 싸우다 투옥 고문 탈옥 출옥 그것이 나의 삶이었다 나는 바람 잔 뒤의 풀밭처럼 뿌리와 […]

[오늘의 시] ‘첫눈’ 구애영 “하늘은 첫눈을 짓고 아궁이는 쇠죽을 쑤고”

[오늘의 시] ‘첫눈’ 구애영 “하늘은 첫눈을 짓고 아궁이는 쇠죽을 쑤고”

죽교리골 외갓집 막 태어난 소를 봅니다 고물고물 그 붉은 살 어미 소가 핥아줍니다 하늘은 첫눈을 짓고 아궁이는 쇠죽을 쑤고   # 감상노트 이런 외갓집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갓 낳은 송아지를 보며 그것이 행운인 걸 아이는 알았을까.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새끼를 핥아주며 근심스레 바라보는 어미 소와 쇠죽을 쑤며 소잔등을 쓰다듬는 할머니의 눈빛을 보는 일은 얼마나 큰 […]

[오늘의 시] ‘졸업식 노래’ 윤석중 “우리나라 짊어지고 나갈 우리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 물려받은 책으로 공부를하며 우리는 언니뒤를 따르렵니다 잘있거라 아우들아 정든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 부지런히 더배우고 얼른자라서 새나라의 새일꾼이 되겠습니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우리나라 짊어지고 나갈 우리들 냇물이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우리들도 이다음에 다시 만나세

[오늘의 시] ‘김대중’ 정희성 “그대는 나에게 한이고 아쉬움”

[오늘의 시] ‘김대중’ 정희성 “그대는 나에게 한이고 아쉬움”

서둘러 그대를 칭송하지 않으리 이승의 잣대로 그대를 잴 수야 없지 그대는 나에게 한이고 아쉬움 이 아쉬움은 아직도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우리들의 몫이지만 그대는 처음 죽는 사람도 아니고 이 더러운 현대사 속에서 이미 여러 번 살해당한 사람 나는 전쟁 통에도 불타지 않은 금강산 건봉사 불이문(不二門)에 이르러 그대의 마지막 부음을 듣는다 둘이 아니라면 하나 하나도 못 […]

[오늘의 시] ‘300년’ 박노해 “이 나이가 되도록 집도 없이 떠다니는 나는”

[오늘의 시] ‘300년’ 박노해 “이 나이가 되도록 집도 없이 떠다니는 나는”

이삿짐을 꾸리다 슬퍼지는 마음 언제까지 이렇게 떠다녀야 하나 반지하 월세방에서 전셋집으로 재개발로 뉴타운으로 떠밀리며 짐더미에 앉아 짬뽕 국물을 마시다 보니 문득 사라져버린 고향 집 생각이 난다 300년생 굵은 소나무 기둥을 세워 향내 나는 새집을 짓고 난 아버지가 마을 뒷산 할머니 묘터 곁에다 어린 금강송 열두 그루를 심으며 평아, 이 나무 잘 봐두거라 우리 집은 튼튼히 […]

[오늘의 시] ‘연’ 박권숙 “바람의 손가락 사이로 백년이 지나갔다”

[오늘의 시] ‘연’ 박권숙 “바람의 손가락 사이로 백년이 지나갔다”

  시가 찾아오기를 백년 쯤 기다리다 학이 되어버린 내가 긴 목을 뽑았을 때 바람의 손가락 사이로 백년이 지나갔다     # 감상노트 얼레에서 멀어질수록 연줄은 길게 늘어지고 그 연(鳶)과 바람 사이로 겨울새도 지나갔으리. 연을 날리는 사람이나 바람 타는 연을 바라보는 행인의 눈길이나 어디 걸리지 말고 하늘 아득히 날기를 바랐으리. 학처럼만 일념(一念)으로 그를 기다린다면 아니 올 […]

[오늘의 시] ‘설날 아침에’ 김종길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의 시] ‘설날 아침에’ 김종길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

[오늘의 시] ‘그림자’ 함민복 “찬 육교에 엎드린 걸인의 그림자 따듯했으면 좋겠다”

[오늘의 시] ‘그림자’ 함민복 “찬 육교에 엎드린 걸인의 그림자 따듯했으면 좋겠다”

금방 시드는 꽃 그림자만이라도 색깔 있었으면 좋겠다 어머니 허리 휜 그림자 우두둑 펼쳐졌으면 좋겠다 찬 육교에 엎드린 걸인의 그림자 따듯했으면 좋겠다 마음엔 평평한 세상이 와 그림자 없었으면 좋겠다

[입춘, 오늘의 시] ‘봄날’ 서정춘 “이런 날은 산불 같은 꽃상여 좀 타 봤으면”

[입춘, 오늘의 시] ‘봄날’ 서정춘 “이런 날은 산불 같은 꽃상여 좀 타 봤으면”

나여 푸르러 맑은 날과 바람 불어 좋은 날은 죽기에도 좋은 날 이런 날은 산불 같은 꽃상여 좀 타 봤으면,   # 감상노트 맑고 맑은 마음 잘 보이는 시. 진달래 활활 타는 산등성을 오르는 꽃상여 한 채. 이 날을 불가에서는 세상 젤 좋은 날이라 한다지. 고통의 바다에 태어났다는 고생(苦生)이 끊어지는 날이니. 큰스님 입적하시면 쾌활(快活), 쾌활! 한다는 […]

[오늘의 시] ‘길 가는 자의 노래’ 류시화 “삶의 의미를 묻는 자와 모든 의미를 놓아 버린 자”

[오늘의 시] ‘길 가는 자의 노래’ 류시화 “삶의 의미를 묻는 자와 모든 의미를 놓아 버린 자”

집을 떠나 길 위에 서면 이름없는 풀들은 바람에 지고 사랑을 원하는 자와 사랑을 잃을까 염려하는 자를 나는 보았네 잠들면서까지 살아갈 것을 걱정하는 자와 죽으면서까지 어떤 것을 붙잡고 있는 자를 나는 보았네 길은 또다른 길로 이어지고 집을 떠나 그 길 위에 서면 바람이 내게 가르쳐 주었네 인간으로 태어난 슬픔을… 다시는 태어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자와 이제 막 […]

[오늘의 시] ‘첫눈’ 구애영 “하늘은 첫눈을 짓고 아궁이는 쇠죽을 쑤고”

[오늘의 시] ‘첫눈’ 구애영 “하늘은 첫눈을 짓고 아궁이는 쇠죽을 쑤고”

  죽교리골 외갓집 막 태어난 소를 봅니다 고물고물 그 붉은 살 어미 소가 핥아줍니다 하늘은 첫눈을 짓고 아궁이는 쇠죽을 쑤고   # 감상노트 이런 외갓집 있으면 좋겠다. 갓 낳은 송아지를 본다는 게 행운인 걸 아이는 알았을까.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새끼를 핥아주며 근심스레 바라보는 어미 소의 눈. 쇠죽을 쑤며 소잔등을 쓰다듬는 할머니의 눈빛. 이 눈빛을 읽는다는 […]

[오늘의 시] ‘삶의 신비’ 박노해 “고통은 나의 창조, 겨울은 나의 투혼”

현실은 나의 스승 패배는 나의 깨침 슬픔은 나의 정화 고통은 나의 창조 겨울은 나의 투혼

[오늘의 시] ‘김성환’ 유홍준 “고바우 영감의 촌철살인, 정문일침”

[오늘의 시] ‘김성환’ 유홍준 “고바우 영감의 촌철살인, 정문일침”

머리카락이 한 올 뿐인 사람이 있었네 한 올뿐인 머리카락은 시대를 읽는 안테나, 세상에서 가장 높은 자가 혼쭐이 나고 세상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과 불법과 변칙이 야단을 맞았네 눈 밝은 우리 동네 고바우 영감 의 촌철살인, 정문일침 아침마다 잉크 냄새 나는 신문을 펼치고 우리는 고바우 영감부터 찾았네 한 올뿐인 머리카락은 세상을 느끼는 안테나, 탄압받고 박해받고 억눌린 사람들 […]

[오늘의 시] ‘그렇게 내 모든 것은 시작되었다’ 박노해 “긴 침묵 속에 천천히 비틀비틀”

[오늘의 시] ‘그렇게 내 모든 것은 시작되었다’ 박노해 “긴 침묵 속에 천천히 비틀비틀”

시가 흐르지 않는 것은 상대하지도 않았다   아름답지 않은 것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성스럽지 않은 것은 다가서지도 않았다   내 모든 것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사랑도 노동도 혁명도   얼마든지 아름답게 할 수 있는 것을 아무렇게나 하는 것은 견딜 수가 없었다* 힘들어도 詩心으로 할 수 있는 것을 괴로워도 성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을 아무렇게나 하는 […]

[오늘의 시] ‘나그네’ 김남조 “삭풍의 추위를 벗고 옆에 앉으니”

[오늘의 시] ‘나그네’ 김남조 “삭풍의 추위를 벗고 옆에 앉으니”

내가 성냥 그어 낙엽 더미에 불붙였더니 꿈속의 모닥불 같았다 나그네 한 사람이 먼 곳에서 다가와 입고 온 추위를 옷 벗고 앉으니 두 배로 밝고 따뜻했다 할 말 없고 손잡을 일도 없고 아까운 불길 눈 녹듯 사윈다 해도 도리 없는 일이었다 내가 불 피웠고 나그네 한 사람이 와서 삭풍의 추위를 벗고 옆에 앉으니 내 마음 충만하고 […]

[오늘의 시] ‘민달팽이’ 홍성운 “정말이지 떨어지는 게 집값이면 좋겠다”

[오늘의 시] ‘민달팽이’ 홍성운 “정말이지 떨어지는 게 집값이면 좋겠다”

정말이지 떨어지는 게 집값이면 좋겠다 이삿짐을 챙기다 잠깐 쉬는 나무 그늘 풋감이 뚝 떨어진다 민달팽이 뿔 세운다   # 감상노트 등짐 없는 민달팽이 쉬어가는 감나무 그늘. 하도 이사를 다녀 주민등록증 주소변경란에 바뀐 주소를 적어 넣을 데가 없었지. 그릇 깨지지 말라고 신문지 같은 걸 구겨 넣고 한 달 전부터 바리바리 짐 싸던 시절 있었지. 언제쯤 내 […]

[오늘의 시] ‘귀머거리 소경’ 석선 “남의 결점을 볼 때는 소경이 되고”

[오늘의 시] ‘귀머거리 소경’ 석선 “남의 결점을 볼 때는 소경이 되고”

남의 약점을 볼 때는 날아가는 재티같이 보고 나의 죄를 볼 때는 큰 쇠고랑같이 볼 것이요 남의 결점을 볼 때는 소경이 되고 남의 약점을 말하는 곳에서는 벙어리가 되고 남의 단점을 들을 때는 귀머거리가 될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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