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 노, 이 순간 이 음악] 물거품

어제의 나, 지금의 나, 내일의…?<사진=광동제약 헛개차 광고 캡처>

실수 한번에 물거품.
4년 동안 준비해 온 노력…물거품
난 1년 쉬고 한달만에 모든 게…물거품

내 뒤척임에 내가 깼다.
적어도 3년 정도 쓴 베개가 안 맞나,?내 방이 너무 추워서 그랬나, 오랜만에 보일러를 켜 본다. 잠이 안온다. 결국 불을 켰다. 어두운 내 방에서 모든 것이 다 꺼져 있는데 내 두 눈만 불이 켜져 있는게 우울했는지 결국 불을 켰다. 3시간째 뒤척여서 온몸이 찌뿌듯하고 전날 운동까지 한 터라 컬링의 스톤보다 더 무거워진 내 몸을 억지로 일으켜 벽에 기대 앉았다. 몇분 동안의 멍때림(?)이 시작됐다. 내 앞에 거울이 있다. 내 몰골이 갑자기 궁금해졌다. 겨우 내 몸을 일으켰다. 헝클어진 머리 초췌한 내 얼굴, 전신거울이 아니라서 목까지밖에 안보인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전신을 봤다면 정말 우울의 끝을 봤을거니까 안봐도 당연한 거라 생각됐다. 괜히 확인했다는 생각과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공존했다. 냉장고로 갔다. 물 한컵을 벌컥벌컥 마셨다. 잠이 더 안오는 것 같다. 내 방을 가려다 그냥 거실로 갔다. 텔레비전을 켰다. 재방송하는 프로그램 이것저것을 돌리며 보고 있다. 한참이 지났나, 한줄기 빛이 커텐과 창문틈 사이로 새어 들어온다. 눈이 부시지도 않는다. 내 방의 불을 켰을 때부터 내 눈은 10초만에 적응을 끝냈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이 햇빛 때문에 반밖에 안보인다. 커텐을 걷어내기가 귀찮다. 난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벌써 누워 있다. 얼마나 지났을까. 난 잠들었다. 난 잠들었다.

Q. 과연 이 남자가 이렇게까지 잠을 못 잔 이유는 무엇일까요?

1. 술 먹고 꽐라(?)되서
2. 불면증이 있어서
3. 소치올림픽 경기 보고 잠 잘 시간을 놓쳐서
4. 해야 할 일을 다 못 끝내서
5. 잠을 원래 잘 자는데 어제 뭘 먹었는지
6. 코 고는 소리에 깜짝 놀라 자꾸 깨서
7. 정말 순수하게 책을 읽다가
8. 술을 안 먹으면 잠이 안 와서
9. 여자친구한테 자기 전날 잘못해서
10.여자친구한테 자기 전날 잘못해서
11.여자친구한테 자기 전날 잘못해서
12.여자친구한테 자기 전날 잘못해서
13.여자친구한테 자기 전날 잘못해서
14.여자친구한테 자기 전날 잘못해서
15.여자친구한테 자기 전날 잘못해서
16.여자친구한테 자기 전날 잘못해서
17.여자친구한테 자기 전날 잘못해서
“18”.여자친구한테 자기 전날 잘못해서
“18”
“18”
“18”
“18”
“18”
“18”

당신은…잠 잘 잤나요…?!

이 순간 이 음악~ 열린 <잘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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