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일러 라쉬, “한국인과 소통 원해요”

<사진=김남주>

한글웹진 ‘서울리즘(Seoulism)’ 편집장 타일러 라쉬

‘주한 외국인 유학생의 차별 경험에 대한 연구’를 작성한 타일러 라쉬는 이 문제 극복에 힘을 보태기 위해 ‘서울리즘’이라는 한글 웹진(seoulism.tistory.com)을 만들었다.

그는 “현재 한국 내 유학생 수가 8만 명을 넘고 교육부가 ‘스터디코리아 2020’ 프로젝트를 통해 2020년까지 20만 명의 유학생 유치를 목표로 두고 있는데, 과연 한국사회가 외국학생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지 회의가 든다”며 “주변 유학생 친구들을 만나면 소외와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유학생들이 느끼는 차별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고, 한국인이 외국인을 어려워해서 생기는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통이 절실했죠. 그래서 유학생 친구들이 모여 웹진을 만들게 된 거죠. 영어로 우리의 생각을 전할 수도 있지만, 한글로 전달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죠. 한글로 전달할 때 더 많은 한국사람들이 우리의 생각을 수용하고 편하게 의견을 말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한글로 웹진을 만들게 됐어요. 유학생들의 한국어 실력 향상을 위한 목적도 있고요.”

‘Seoulism’은 서울국제학생잡지(Seoul International Student Magazine)의 영어 두문자를 딴 말이다. 지난 7월 오픈해 10월 말 현재까지 120여 개의 글이 올라왔다. 한국인 특유의 민족주의에 대한 비판, 폐지 할머니와 나눈 대화, 붕어빵 단상, 추운 날 짧은 치마를 입는 한국 여자들에 대한 느낌 등 색다른 시각에서 쓴 흥미로운 글들이 많다.

“한국인보다 더 잘 쓰시네요”

현재 필진은 미국, 리투아니아,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온 유학생 15명이다. 본격적으로 글을 올리기 시작한지 2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10만 명 넘는 네티즌이 방문했다. 댓글과 소셜미디어로 옮기는 글도 제법 많다. 지난 11월6일 올라온 ‘중국인 유학생이 본 한국 수능시험’ 기사에는 300여 명이 ‘좋아요’를 표시하고 여러 명이 댓글을 남겼다. 네티즌 정연일씨는 “한국인보다 글을 잘 쓰시네요. 외국학생들뿐 아니라 한국학생들이 읽어도 정말 공감 되고 마음이 따듯해지는 글입니다. Seoulism 파이팅!”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그러나 인터넷매체 운영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한글을 능숙하게 쓸 수 있는 유학생 인력도 부족하다. 라쉬 편집장은 “처음엔 20명으로 출발했다가 1주일 만에 5명이 나갔다”며 “이런 활동에 관심을 보이는 유학생들은 대체로 바쁜 사람들이 많은데 그래서 필자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필진 관리는 주로 주현희 부편집장이 한다. 그는 서울대 대학신문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했다.

오스트리아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미국 국적인 라쉬 편집장은 어려서부터 언어에 호기심이 많았다고 한다.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국제학을 전공하며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익히고 3학년 때 동양어 전공을 선택해 처음 한국어를 접했다. 서점에서 한국어, 일어, 중국어 자습서를 보다가 직관적 언어인 한글에 끌린 것. 대학졸업 뒤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1년간 근무하고 2012년 한국정부 장학생으로 서울대에 왔다.

라쉬 편집장은 “이번 겨울방학 때 2기 서울리즘 기자를 모집하고 내년엔 우리 활동에 관심이 많은 한국인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준비 중인 석사학위 논문 주제는 ‘유학생 유치 정책과 공공외교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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