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CEIU 아시아 속담여행] “우리 거리에서도 잔치가 열릴 것이다”

우즈벡 키바의 전통마을 잇찬 칼라 전경 <사진=우즈벡 관광청>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APCEIU)>과 함께 ‘아시아 속담여행’을 게재합니다. 속담을 통해 아시아 각국의 독특한 문화와 인류의 보편적인 정서를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즈벡 속담, 브즈닝 코차므즈다 함 바이람 볼라드
(Bizing Ko’chamizda ham bayram bo‘ladi)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대부분 마할라(전통 마을)에 살기 때문에, 잔치가 있으면 마할라의 모든 사람들을 초대해서 함께 즐긴다. 그래서 한 가정의 잔치는 마할라, 곧 마을 전체의 잔치가 된다. ‘우리 거리에서도 잔치가 열릴 것이다’라는 속담은 이러한 풍습에서 나온 표현이다. 지금은 상황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언젠가는 좋은 일이 생기니 희망을 잃지 말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라는 속담과 비슷한 의미다.

우즈베키스탄은 넓은 농경지와 초원 덕분에 고대부터 농경문화와 유목 문화가 함께 발달했다. 유목민들은 오토브라는 천막 형태의 집을 사용했는데 계절에 따라 주거지를 옮기는 이동식 집이다. 하지만 근대화와 더불어 우즈베케스탄에서 유목민들은 거의 사라졌다.

반면 농경 생활을 하던 사람들은 마을을 이뤄 살았는데 이러한 전통 마을을 마할라라고 한다. 마할라는 비슷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만든 독립적인 자치 단체에서 시작됐다. 지금은 우즈베키스탄의 가장 작은 행정 단위 중 하나로, 단독 주택들로 형성된 마을을 의미한다.

마할라는 전통적인 공동체로 주민들 대부분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곳이다. 그래서 이웃의 이름은 물론 대부분 모든 경조사를 알고 지낸다. 친하게 지내며 서로 돕고 사는 것이 일상화돼 있다.

마할라에는 하샤르라는 훈훈한 풍습이 있다. 하샤르는 주민들이 스스로 집 짓는 것을 돕고, 결혼식과 장례식을 함께 치르며, 잔치 음식도 함께 준비하는 풍습이다.

마할라의 주민들이 모이는 대표적인 장소는 초이호나인데. 찻집이라는 뜻이다. 비슷한 또래의 남자들은 초이호나에 모여 ‘걉’이라는 모임을 갖는다. 걉은 대화라는 뜻으로 서로의 고민을 상담하며 도움을 얻는 모임이다.

이슬람교를 열심히 믿는 남자들은 금요일에 이슬람 사원에 모여 예배를 드린다. 반면 여자들은 보통 집 안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이는 이슬람 문화의 영향이다. 지금은 여자들도 밖에서 활발히 활동한다.

집단 공동체 생활과 달리 집은 폐쇄적????

마할라에 있는 집들은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 양쪽으로 쭉 붙어 있다. 대부분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집단적인 공동체 생활과는 대조적으로 폐쇄적인 집 구조가 우즈베키스탄의 특징 중 하나다.

전통적인 우즈베키스탄의 집은 황토 또는 구운 벽돌로 짓는다. 일반 가정집은 주로 황토를 사용해서 지었고 사원이나 궁궐 커다란 저택 등은 벽돌로 지었다. 벽에는 보통 회반죽을 칠하는데 부유한 사람들은 회반죽 대신 석고를 칠해 집을 더욱 돋보이도록 했다. 현대에는 일반적으로 벽돌과 시멘트를 활용해서 집을 짓고 있다.

일반 가정집의 지붕은 평평하다. 그래서 나무가 자기로 홈통을 놓아 빗물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배수구를 따로 만들었다. 대문은 주로 나무로 만들었는데 문에 부조를 입혀 장식하기도 했다. 우즈베키스탄의 기후는 건조해서 먼지가 많기 때문에 대문 옆에 손을 씻을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 놓았다. 마당에는 우물과 빵을 구을 수 있는 탄디르와 화장실 등을 두고, 가축 우리를 만들어 놓기도 했다.

집 안은 방과 복도와 마루로 이뤄져 있다. 입구는 오목하게 파여 있는데, 신발을 벗어 두는 곳이다. 주로 큰 방은 손님을 접대하는 쓰고, 작은 방들은 가족들의 침실로 사용했다.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손님 대접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손님을 위한 방에 제일 좋은 가구를 배치하고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는 오늘날에도 변함없다.

우즈베키스탄의 전통 집 마당에는 탑찬이라 불리는 평상이 있다. 탑찬은 여러 명이 함께 올라 앉아 차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탑찬은 주로 마당에 자라는 포도나무 아래 놓는데, 한낮에도 나무 그늘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겨울에는 보온을 위해 방바닥에 카펫을 깔고 생활하며 벽에도 얇은 카펫을 걸어 두고 있다. 예전에는 방 가운데를 깊이 파서 화로를 놓고 그위에 낮은 상을 놓은 다음 큰 담요로 덮어 난방을 하기도 했다. 지역에 따라서는 한쪽 벽면에 난로를 만들거나 방 입구에 아궁이를 만들어 놓기도 한다. 하지만 현대에는 대부분의 가정이 온수를 이용해 난방을 하고 있다.

*위 글은 대교의 출판브랜드 <꿈꾸는 달팽이> ‘다문화 속담여행’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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