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전문가 칼럼] 中 “우리에겐 인도가 필요해”

中?리커창 총리 첫 순방지로 인도간 까닭

중국 리커창 총리가 해외 첫 순방국가로 인도를 선택하고 지난달 19일부터 3일간 인도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리커창 중국 총리와 인도 총리간의 정상회담은 세계 1,2위 인구 대국을 이끄는 정상들의 회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국은 정상회담 기간에 양국관계 개선을 위해 8개 부문에 관한 협력 확대 협정을 체결했다. 양국 정상회담 이후에 체결된 8대 협력확대 협정은 무역, 문화, 수자원에 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부문에 대해서는 양국은 2015년까지 양국 무역규모를 1000억 달러까지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서비스무역 증진그룹, 무역계획 협력그룹, 통계분석그룹을 포함하는 합동경제협력 그룹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인도의 소고기, 수산제품, 의약품 등에 대한 수입확대 방안은 물론 인도제품의 중국시장 접근 확대 방안에 관한 MOU도 체결했다. 히말라야 국경지대에 있는 Kailash Mansarovar 힌두성지순례에 더 많은 인도인들의 방문을 허가하는데 협의했다.

중국은 인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히말라야 수자원 공동관리 및 강 상류의 수자원 정보를 인도에 제공하는 등 수자원 협력에도 협의했다.

중국 대인도 수출 10년간 22배 증가

중국이 인도와 4000km에 해당되는 국경에 대하여 여전히 분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첫 해외순방으로 인도를 선택한 것은 경제적 요인이 가장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는 중국의 가장 중요한 무역대상국으로 부상하면서 그 중요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비록 양자간의 무역관계가 불균형적인 형태를 띠고 있지만, 양자간 무역규모는 최근에 급속히 증가하면서 인도가 중국제품의 거대소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2000년 기준 인도는 중국에 수출 8억 달러, 수입 12억 달러에서 2011/12년 수출 180억 달러, 수입 575억 달러로 무려 수출과 수입이 각각 22배와 48배나 증가했다. 특히 중국은 인도와의 무역에서 2011/12년 기준 400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는 등 인도는 중국의 주요 무역수지 흑자국으로 부상했다.

더욱이 그 증가속도가 여타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매우 높은 편이며, 앞으로 인도경제가 성장할수록 중국제품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면서 중국의 대인도 흑자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대인도 수출품목이 한국, 일본, 대만, 태국 등과 같은 나라의 주요 교역제품이 부품과 소재가 아닌 최종소비재라는 점에서 인도는 매우 매력적인 소비시장으로 인식한다. 중국은 인도에 전자제품을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발전설비 및 장비, 화학제품, 비료 등의 순으로 수출 중이다. 또한 중국기업들이 인도시장에 투자하여 장기적으로 상당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배경으로 중국은 인도와 2015년까지 양자간의 무역을 1000억 달러까지 증대시키는 것은 물론 경제적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협정을 체결했다.

미 견제·위완화 국제화에 인도 도움 절실

더욱이 중국은 아세안 10개국과 FTA를 체결한 6개국(한국, 중국, 일본, 혼주, 뉴질랜드, 인도)이 참여하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RCEP)에서 인도와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보다 먼저 RCEP가 체결해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역내인구 34억명, 역내GDP 약 20조 억 달러에 이르는 역내 거대 경제블록을 형성하고 이로부터 경제 및 무역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려고 노력중이다.

실제로 TPP는 미국이 적극적으로 협정가입을 추진하고, 아시아 국가들이 동참을 유도하는 것은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RCEP가 거대 경제블록으로 형성되기 위해서는 인도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필요로 한다.

BRICS를 이용한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서도 인도의 협력이 절실하다. BRICS는 세계의 주요 기구로 부상할 가능성은 없지만 BRICS가 신설하고 있는 BRICS은행의 설립과 운영의 성공은 중국에게 매우 중요하다.

현재 브라질과는 무역결제에서 양국의 화폐로 결제하는 협정을 체결했으며, 앞으로 인도와도 동일한 협정을 체결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즉 BRICS 은행 또는 BRICS 체제를 통해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를 도모하는데 있어서 인도의 협력이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한다.

결과적으로 리 총리가 인도를 방문한 것은 경제적 요구와 대외적 필요성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앞으로 경제 및 무역, 국경분쟁 등을 해결하거나 협력한다는 입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도가 강력하게 시정을 요구하고 있는 무역불균형은 경제 구조적 문제로 쉽게 해결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며, 양국간 FTA협상도 인도의 절대적 제조업 열위로 인하여 체결될 가능성은 낮다.

궁극적으로 중국이 인도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인도에게 상당한 양보가 필요하다. 양국 간 협력에 많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경제적 필요성에 의해 앞으로 많은 분야에서 협력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회담을 계기로 국제무대에서 양국 간 협력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순철 부산외국어대학교 러시아·인도통상학부 교수>

*이 글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운영하는 신흥지역정보 종합지식포탈(EMERiCs)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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