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무의 진료실] 치매예방, 생활습관에 달렸다

치매는 영어로 ‘dementia’라고 하는 데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서 ‘정신이 없어진 것’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네이버사전)고 한다.

영어로도 정신이 없다는 의미인데 한문을 보면 어리석다는 치(癡)자와 어리석다는 매(?)자를 쓰고 있다. 두 번이나 어리석은 것이다. 한번 어리석은 행동을 해도 사람들이 고운 눈초리로 바라보지 않는데 하물며 두 번씩이나 반복해서 하니 오죽하겠나 싶은 생각이 든다.

치매는 알쯔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등이 있는데, 아직?이렇다할 만한 치료방법은 찾기가 어렵다. 다행히도 많은 의학연구자들이 연구성과를 내고 있어서?앞으로 기대를 해본다. 순수하게 치매의 문제가 아니라 내과, 정신과, 신경과, 혹은 완전히 와병(臥病) 문제가 있는데도 치매 증상이 수반되는 경우는 또 다른 문제이니 여기서는 일단 순수한 치매의 고민거리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치매가 기억력이나 인지기능에 문제가 있는 정도라면?안타까운 것으로 그칠 지 모르지만 정신행동이나 사회적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가족과 사회적 문제가 된다.

치매증상이 언제나?정신행동이나?일상생활에 문제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가벼운 증상이지만 인지 판단을 할 수 없어 마치 유아를 돌보듯 일일이 가르치고 돌보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행동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니?환자도 힘들어 한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실수를 하거나,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수치심 때문에 우울증을 같이 겪는 경우도 있다. 마음을 다치게 되는 것이다.

우리 꽃동네의 가족 중에도 치매증상이 심한 분이 적지 않다. 오랜 시간 같이 지내고, 돌보는 분들의 관심이 깊어서인지?일부를 제외하면?자신의 일상생활에 관심이 맞춰져 있다.

그분들 중에는 소위 좋은 치매증상으로 인해 오히려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분도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때로는 봉사 오는 학생들도 “할머니, 너무 귀여워요”라고 한마디씩 한다. 예전 같으면 버릇없다고 혼줄을 들을 법한 이야기도 여기서는 용서가 된다.

때때로 과한 치매증상을 조절 못하는?분도 있지만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평정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일찍이 일본은?고령화를 겪으면서 개호보험이 발달하고 치매 노인환자들의 간병체계도 체계적이 되었다.?그런데도 조선일보 일본특파원보고를 보니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살해한 아들을 체포한 사건이 있었다. 치매 간병으로 인한 경제적, 정신적 문제가 간병살인이나 자살로 이어지는 사건이 연간 수백건에 달한다고 한다.?간병을 하면서 실업, 경제적 파탄, 고독 등의 문제가 발생해 정상적인 취업이 어려워진다고도 한다. 얼마 전?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어찌 보면 미래의 경고음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대처방법으로?연금혜택을 받지 못하는 초고령 노인들에 대해 일부 경제적 지원, 간병사업, 장기요양보험 등을 마련했다. 장기요양보험은 치매를 포함한 노인성 질병의 범주에 속하는 환자의 간병과 돌봄서비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오늘날 저출산은 앞으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적극적인 출산 지원 등 사회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노인문제나 치매문제는 늘 문제로만 회자된다. 그래도?일부 지자체에서 많은 공을 들여 치매지원센터를 짓는 등 예전보다 나아지고 있다. 지방재정이 넉넉하진 않으므로 너무 큰 기대가 아닐까도 싶지만 말이다. 사회복지분야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일부 성실한 공직자에게 부여하는 슬픈 사연도 다독거려줄 필요가 있다.

정책적으로 출산을 장려한다고 어느날 갑자기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노인 인구는 정해져 있다. 이들이?가치 있고 의미 있게 인생을 정리할 수 있도록?노력할 필요가 있다. 시스템은 문제 해결의 골격이다.?시스템에 생명을 불어 넣는 것은 정성과 사랑이다.

좋은 사람이 정성으로 돌보는 시스템, 그로 인해 보다 안정적으로 사회발전을 위해 전념할 수 있는?사회를 그려본다. 치매 예방 노력은 각자가 할 수 있다. 그러나 완전할 수는 없으니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극복해 나가야 후손에게도 잘 전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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