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건국 65주년] ③잠재된 위험지…동예루살렘 ‘성전산’

예루살렘은 이름처럼 평화로울 수 있을까

예루살렘은 공식적으로 이스라엘 수도다. 단어상으로는 평화로운 도시를 뜻한다. 하지만 희망일 뿐 예루살렘은 위험이 내재된 도시다. 그 중심에 동예루살렘이 있다. 팔레스타인은 이 지역을 독립국 수도로 만들 계획이다. 이스라엘은 이곳에 유대인 정착촌을 확장하고 있다. 분쟁이 끊이질 않는다.

동예루살렘은 유대의 다윗왕이 BC 997년 처음 나라를 세운 이후 유대인들의 구심점이 돼 왔으나 AD 638년 페르시아 제국에 점령당하면서 아랍인의 땅이 됐다. 이후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이 요르단으로부터 이곳을 병합했다. 지금도 이스라엘이 관할하지만 유대, 아랍, 아르메니아 기독교계가 구역을 나눠 함께 살고 있다. 팔레스타인 청사 오리엔트 하우스도 이곳에 있다.

동예루살렘이 중요한 이유는 유대, 기독교, 이슬람의 성지가 모여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에서 신성시하는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걸어갔다는 ‘십자가의 길(비아 도로로사)’과 예수가 부활했다는 ‘성분묘 교회’가 있다.

특히 성전산(Temple Mount)은 유대인 신앙의 중심이 되는 지역이면서 무슬림의 메카이기도 하다. 다윗왕의 뒤를 이은 솔로몬왕은 이곳에 성전을 건축했다. ‘통곡의 벽’도 있다. 이슬람교 성지로 유명한 황금사원인 바위의 돔과 알 아크사 사원도 이곳에 있다. 황금사원은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가 승천한 곳이다. (이슬람 사원의 관리권은 이스라엘 정부가 요르단과 팔레스타인 와크프(이슬람재단)에 넘겨줬다.)

이처럼 한 장소를 놓고 세 종교가 영유권을 주장하다 보니 늘 긴장이 끊이질 않는다. 여기서 발생한 대표적 사건이 2000년의 제2차 인티파다(민중봉기)다.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아리엘 샤론이 군인과 함께 알 아크사 사원을 방문했다 아랍인들과 충돌해 그 자리에서 13명이 숨진 일이 발단이 됐다. 이후 6년간 아랍인 4000명, 유대인 1000여 명이 죽는 참혹한 결과를 가져왔다.

이슬람 사원 없애고 성전 세우려는 과격파 유대인

이스라엘 사람들 중 일부 과격파 유대인들은 이슬람교 대사원을 없애고 이곳에 제3성전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극단적인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된 자료는 없다. 하지만 몇몇 단체에서 설계도를 비롯해 성전 기물을 제작하고 있다. 이들은 성경의 가르침대로 황금돔이 있는 자리에 제3성전을 지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김종철 감독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제3성전’ 예고영상에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단순한 소문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영상에서 한?유대인은 “성전을 짓는 일은 이스라엘을 건국한 일보다 쉽다”고 말하고 있다.

월터 카이저 고든 콘웰신학교 명예총장은 “성전이 다시 지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대단히 많은 이스라엘과 아랍인이 전쟁으로 희생될 것”이라고 했고, 대럴박 댈러스 신학대학 교수도 “상황이 갖춰지고, 그들이 그것을 하겠다고 결정하면 그들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성전 재건이 현실로 일어난다면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벤자민 케달 히브리대 정치학 교수는 “성전 재건의 그 어떠한 시도도 끔찍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드난 무살람 베들레햄 대학 교수도 “전세계 이슬람 아랍국가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아프가니스탄, 이집트, 시리아에 큰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 대단히 많은 이스라엘과 아랍인이 전쟁으로 희생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서 연세대 명예교수는 “만의 하나 그러한 일이 벌어진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22개 아랍동맹국가들은 물론, 이슬람국가엽합을 구성하고 있는 57개 국가들은 반드시 집단적으로 이스라엘에 보복공격을 가해 올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에 대응할 수 밖에 없고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대규모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가상의 시나리오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3성전 건축은 쉽게 벌어질 일은 분명 아니다. 다큐에서 베니모리스 역사학자가 말한 것처럼 대부분의 이스라엘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 이와 관련된 논의는?골수 정통파 유대교인이 아니면 입에 담지도 않는 게 현지 분위기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힘으로 몰아내고 탄압하는?그들이 못할 일도 아니다. 동예루살렘 정착촌 건설을 확대하는 이스라엘 정부의 종착지가 이 곳이 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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