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국내 언론의 분석은?

?<그래픽=조하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해 국내 언론은 어떤 시각을 갖고 있을까. 김정일 사망이 알려진 다음날인 20일 국내 주요 신문들의 칼럼과 오피니언 등을 살펴봤다.

조선일보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은 <리더십 공백에 빠진 북한>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김정일 사망은 김일성 사망과는 다르다”는 점을 꼽았다.

“김일성은 한국전쟁을 일으킨 사람이기는 하나 노년에 와서 공산세계가 와해되는 것을 목격하며 남한과 타협하고 핵문제에 있어서도 협상을 시도하려던 사람이다.…대조적으로 김정일은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과 제조에 앞장서고 핵을 흥정과 협박의 수단으로 사용했던 사람이다.…김정은이 후계자로 지정은 되었으나 그가 김정일처럼 도전받지 않는 강력한 권력자로 부상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전략정보실장(전 북한 외교관)은 <김정일 사망, 북한에 서광이 비친다>라는 제목의 시론에서 “김정일 없는 북한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의 사망으로 북한이 정상국가로 재탄생하고 북한 주민들이 자유와 행복을 찾을 날이 가까워질 것이라는 생각, 살아생전에 평양에 다시 가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구 뛰는 심장을 주체할 수 없다”고 서술했다.

한겨레

이종석 전 통일장관은 <김정일 이후>를 분석한 글에서 “세습의 역설, 북 안착에 한반도 미래가 달렸다”고 보았다.

“김정은이 권력을 공고히 하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어가기 위해서는 장성택 등의 후원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은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김정은은 혈통적 정통성 외에 최고지도자로서 내세울 만한 것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 북한 주민들의 물질적 삶의 향상에 이전 지도자들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권태선 편집인은 <비상한 시기, 한민족의 성숙함을 보여야>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북한의 새 지도부와 신뢰관계를 형성한다면 북한을 개방사회로 유도해 한반도를 안정화시키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사망이 가져올 한반도의 불안정성은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이 가져왔던 불안정성보다 훨씬 더 크다고 할 것입니다.…모험적인 흡수통일론자들의 목소리에 흔들리지 말고, 이 기회를 대북관계 개선의 전기로 삼아야 합니다.…얄팍한 단기적 이익을 위해 경거망동하다간 민족과 국가를 전대미문의 위난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중앙일보

강영진 논설위원은 <절대권력자 김정일의 빈자리>라는 제목의 중앙시평에서 “조금만 길게 보면 북한이 갈수록 더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김정일이 사라진 것은 신정일치(神政一致) 국가의 최고 권력자가 사라진 것과 동일하다. 북한도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김정일이 후계자로 지정한 막내아들 김정은이 김정일과 마찬가지의 절대 권력을 휘두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한국일보

강병태 논설위원실장은 <북한의 변화는 축복이다>라는 칼럼을 통해 “김정일의 죽음으로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고 보았다.

“전통적 당·군 관계를 벗어나 김정일의 개인적 권위에 의지한 유일지도체제가 그대로 작동할지 예단할 수 없다.…어떤 인물도 김정일에 버금가는 권위로 당과 군과 사회를 통치할 수 없어 불안과 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박소혜 기자 fristar@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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