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푸시 라이엇’ 단원 ‘형집행연기’ 기각

한동안 여론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났던 러시아 펑크 록 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 사건이 또다시 화제로 떠올랐다.

현지 법원이 러시아 정교회 사원에서의 반(反) 푸틴 공연으로 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록 그룹 단원 1명의 형집행 연기신청을 기각했기 때문이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중부 페름주(州) 지역 법원은 16일(현지시간) 푸시 라이엇 단원 마리야 알료히나가 현재 5세인 어린 아들이 7세가 될 때까지 형집행을 연기해달라고 낸 청원을 거부했다.

법원은 “어린 아들의 존재가 (알료히나가) 범죄를 저지르는 데 장애가 되지 않았다는 점과 현재 아들이 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유복하게 살고 있다는 점, 어머니가 없는 것이 아이의 심리 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청원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법원은 알료히나가 복역 기간 중 자신의 죄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교도소 내 규정을 어겨 징계 처분을 받는 등 불성실한 생활을 한 점에 근거해 그의 청원을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검찰의 주장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알료히나는 현재 페름주의 한 여성 전용 교도소에서 재봉공으로 일하며 복역하고 있다. 그녀는 몇 개월의 복역 기간 동안 교도당국으로부터 벌써 두 차례의 징계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료히나를 포함한 푸시 라이엇 단원 5명은 러시아에서 대통령 선거 유세가 한창이던 지난해 2월 얼굴에 복면을 쓰고 요란한 의상을 입은 채 크렘린궁 인근의 정교회 사원 ‘구세주 성당’ 제단에 올라가 블라디미르 푸틴의 3기 집권에 반대하는 노래와 춤이 섞인 시위성 공연을 펼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러시아 수사 당국은 이후 문제의 단원 5명 중 등 3명을 검거해 ‘종교적 증오에 따른 난폭 행위’ 혐의로 기소했고 이들은 1심 법원에서 각각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모스크바 항소법원은 지난해 10월 항소심 공판에서 범죄 가담 정도가 약한 단원 예카테리나 사무체비치에게만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나제즈다 톨로콘니코바와 알료히나 등 2명에 대해서는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러시아 국내외에선 록 가수들에 대한 유죄 판결을 두고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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