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박근혜와 ‘걸프전 영웅’ 슈와르츠코프

걸프전 당시 미 중부군사령관이었던 슈와르츠코프 대장이 최근 타계하였다. 슈와르츠코프는 2차대전시 독일의 롬멜, 영국의 몽고메리, 소련의 주코프, 그리고 맥아더에 비길 수 있는 전쟁영웅이었다. 걸프전쟁은 사실상 7일간의 하나의 戰役(campaign)으로 마무리되었고 슈와르츠코프는, 이들 역전의 명장과는 달리, 단 하나의 전역으로 하나의 전쟁(war)을 치루어낸 행운의 장군이 되었다.

걸프전은 세계 최강의 미군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레이건이 정치적으로 공산권을 해체시켰다고 한다면 슈와르츠코프는 군사적으로 미국의 전능을 과시한 전쟁이었다. 전 세계는 미군의 압도적 전력과 작전술, 병참능력에 압도되었다. 러시아와 중국도 경악하였다. 무엇보다도 김일성이 전율하였다. 소련의 OMG(대규모기동작전) 전법을 활용한 재래식 전력만이 아니라 핵무기를 비롯해 화학무기와 특수전 전력 등 비대칭 전력 양성에 더욱 광분하게 된 것도 이때 받은 충격 때문이었다.

미국의 걸프전 수행은 부시 대통령, 베이커 국무장관, 체니 국방장관, 파월 합참의장, 스크로우크로프트 안보보좌관 등에 의해 국가전략적 노력의 통합이 완벽하게 이루어졌다. 베이커 국무장관은 유엔을 통하여 전쟁수행 명분을 얻어내고 30개국에 달하는 다국적군, 특히, 이질적인 서방제국과 아랍제국이 한데 모여 연합군을 구성하게 하였다. 체니 국방장관과? 파월 합참의장은 전 세계에 걸친 미군의 전쟁준비와 수행을 지도하였다. 워싱턴에서 국방 조직 전반을 통제하며 운용한 국방부 수뇌진의 역할과 업적은 2차대전시 마샬 장군 이래 가장 돋보이는 것이었다.

슈와르츠코프 대장의 중앙사령부는 평시에는 할당된 부대가 없는 사령부였으므로 일상적인 관리업무에 신경을 쓰지 않고 2년 이상 전쟁모의 연습을 하면서 걸프전에서 동원된 천문학적 물량의 장비와 물자를 미국 본토에서, 독일에서, 오키나와에서 중동에서 제 시간에 집중토록 하였다. 다국적군의 병력과 장비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능가하는 규모였고 투하된 폭탄은 5년간에 걸쳐 독일에 투하된 양을 넘어섰다. 하루에 2500 소티가 넘는 항공기가 좁은 공역에서 전개되었고 다국적군의 작전명령서만 매일 700페이지가 넘었다.

걸프전에서 미국과 미군의 힘은 유감없이 발휘되었으나 이 성공이 뒤에 적절하게 활용되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 바로 부시 대통령의 아들 부시 2세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과 아프간 전쟁에서 전쟁목표를 잘못 선정하여 1조 달러의 전비를 쓰고 허덕이다가 겨우 빠져나왔다. 미국의 전략축을 아시아로 복귀한다는 것은 이를 바로 잡는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아시아 태평양 국가인 미국이 이 위상을 회복하는데 있어 한국은 핵심이다. 21세기 한미 전략동맹은 이를 지향하는 대전략이다. 일본 중국과의 친선 우호관계도 중요하나 미국과의 연대가 우리 외교 안보의 핵이다.

박근혜 차기 대통령은 걸프전에서의 부시 대통령과 같이 외교 안보 전반을 능숙하게? 아우르는 탁월한 국가 대전략가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박근혜 당선인은 안보진영을 구성하는데 있어 이점을 특히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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