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림신문 기획] ‘한중수교 20년’④ 한국언론…불난 집에 부채질

[현황] 상호 불신 심는 요인중의 하나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제4회 중한매체고위급대화”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길림신문>

특별취재팀이 ‘중국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조사하는 중 중국에 대한 일부 한국언론의 편파보도가 가장 많이 제기된 문제의 하나로 나왔다. 이 점에 대해 많은 중한 전문가와 언론인도 공감했다. 언론이 편견을 낳고 또 편견에 부채질하는 양상이 양국민간의 상호 불신을 낳는 요인 중의 하나로 화제가 되고 있는 와중에 양국 언론간의 교류행사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자국민에 대한 한중 언론들의 여론조사는 약속이나 한듯 이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2007년 중국 ‘국제선구도보’가 모 사이트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웃나라 인상조사’에 1만 2000명 중국네티즌이 참가, 대부분 고등교육을 받은 응답자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라” 질문에 한국을 40.1%로 꼽아 제일 많았다. 그 원인을 물으니 “한국에서 겪은 불쾌한 경험”이 제일 많았고 두번째 많은 원인이 일부 한국매체의 편파보도였다. 즉 ‘혐한’의 중요한 장본인이 한국언론이라는것.

그런가 하면 한국 ‘중앙일보’가 그 이듬해 “재중 한국인 103명에게 물어보다”는 설문기획기사에서 중국에서 확산되는 ‘혐한’을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질문에 무려 55.3%를 차지하는 재중한국인 응답자가 양국 언론의 상호 이해와 교류 촉구(민간 교류 확대는 47.6 %, 인터넷 등 외곡보도 신속대응 33%)를 제기했다. 이에 ‘중앙일보’는 “부정확한 언론보도가 양국민의 감정을 자극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혐한’의 원인은 첫째는 제대로 잘 모르고 오해에서 비롯된 것, 둘째는 매체의 객관적이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한 보도, 주로는 한국매체에 있다고 분석했다.

얼마 전 심양에서 개최된 ‘동북아번영포럼’에 참가한 한국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이지용교수는 본사기자에게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 양국민간 상호 불신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러한 결과는 상당부분 오해와 잘못된 정보에서 비롯되고 있다. 인터넷뿐만 아니라 특히 신문과 같은 공인된 저널에서조차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오해를 가증시키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19일자 중국 ‘세계뉴스보(世界新??)’는 “한국인의 염화정서가 두 나라 사이를 버성기게 한다”는 보도에서 “많은 한국사람들은 중국을 조롱거리로 삼는 것으로 민족자부심을 느끼는데 한국언론은 이런 민중심리에 부채질하며 중국의 흠집을 들춰내는데 열중하고 있다”는 한 재한 중국류학생의 체험을 인용하면서 대 중국 편파보도에 열 올리는 일부 한국언론의 자세를 꼬집었다.

[원인] 한국매체의 대중국 태도변화와 민중의 대중국 심태변화 같았다

한중 양국 매체간 교류와 협력이 날로 증가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중국CCTV 경제채널 서울개국식의 한 장면. <사진=길림신문>

중국 중앙민족대학 한국문화연구소 소장 황유복교수는 한국언론의 대 중국 관련 보도가 부정보도가 많거나 오보가 많은 것을 두고?“한국언론들이 대 중국 보도에서 서방매체에 너무 의존하는데서 생긴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오보가 나가는 경우를 보면 한국기자들이 서방언론의 뒷골목 뉴스를 그대로 쉽게 인용하고 본지 특파원들의 취재확인도 없이 서방언론의 기사들을 여과없이 옮겨오는데서 생긴다”며 “흔히 이런 보도들이 한국사회에 중국에 대한 큰 편견을 심어주는 원인제공자가 되고있다”고 주장한다.

전 한국 MBC동북대표 전성남씨는 중국진출 한국기업의 실패를 다룬 한국언론들의 보도를 두고 “현지에서 충분히 이해한 후 사실의 전후관계를 제대로 객관적으로 보도해야 하는데 근본원인이 되는 한국인사업가들의 마인드 실패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흠집을 잡아내는데 집중하다 보니 오보가 나간다”고 분석한다.

중국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 왕소령(王小玲)박사는 “한중 관계에 대한 한국매체의 영향을 테마로, 한국의 한 유력지를 모델로 1992년부터 2007년까지 16년동안의 대 중국 보도를 사례분석해 보았다”며 결론은 “한국매체의 대 중국 태도변화와 한국민중의 중국에 대한 심태변화가 거의 같았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2000년을 분계선으로 전 8년과 후 8년 중국이미지에 대한 한국언론의 보도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1999년까지는 “한반도문제의 중요한 중개인, 투자성공의 기회의 땅” 등 정면보도가 위주였다. 그러나 2000년부터는 “투자환경 열악, 중국농산품의 한국시장 점령, 중국산 저질” 등 부정보도의 건수와 부정내용면이 계속 증가세를 보이더니 2004년부터는 대 중국 부정보도가 더 엄중해지고 민중에 대한 선동성내용이 더 많아졌다.

또 왕소령박사는 이렇게 분석했다. “이런 보도는 객관상 한국민의 대 중국 부정감정을 증가시켰다. 한편 중국 국민들은 여러 경로로 늘 중국을 비난하는 한국매체의 이유를 이해할수 없어 했고 급기야 ‘한류’를 좋아하던 일부 젊은층들이 모종의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며 ‘혐한’에 가담하게 되었다.”

[위해성] 화목한 분위기가 무책임한 보도때문에 깨져

장춘에서 3년간 공부 중인 두 한국유학생은 한국언론의 대 중국 보도를?이렇게 말한다. “중국에 와보고서야 한국언론에 났던 많은 기사들이 정확한 정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어요.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것을 내보내는 한국언론들이 문제죠. 식품문제, 분유사건 등 중국산에 가짜가 많다라고 중국의 사건사고를 나쁘게 내보내요.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어요. 한국민은 구체적인 걸 모르니까 전체 중국산이 다 나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요. 언론이 보도한대로 이해하니까요.”

최연소 중국인으로 한국부경대 교수가 된 예동근씨(35세)는 한국체류 9년째, ‘조선족3세들의 서울이야기’를 출판하는 등 재한중국인 중 대표적인 성공학자다. 한국언론의 대 중국 편파보도에 대한 질문에 그는 기자에게 “모르는데 자존심이 강해 아는 척, 알지만 인정하기 싫어서, 보고싶은 것만 보려니까 자기가 편한 시각에서”라는 세마디로 생동하게 개괄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중한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편파보도의 위해성이 심각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부연구원 박광해는 기자에게 “한중 관계 주류는 건강하지만 일부에 존재하는 ‘혐한’은 잡음으로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거나 심지어 오해에서 생긴 것”이라고 전제하고 “매체의 객관적이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한 보도는 주로는 한국매체에 원인이 있으며 인터넷을 통한 확산에 원인이 있다. ‘김치사건’ 등은 한국언론이 현장취재나 증거확인 없이 이리저리 뜯어맞추어 기사만들기에 급급해서 생긴 것이다”며 “이런 경솔한 편파보도들이 중국에 대한 한국민중의 관점에 크게 영향주고 심지어 중국에 대해 좋지 않은 정서를 심어준 것이며 결국 두 나라에 모두 유익한 점이 없었다”고 그 위해성을 지적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 첨소홍은 “한중 민중간의 사이가 버성긴데는 한국매체에 아주 큰 책임이 있다”고 단도직입적으로 지적하면서 “중국의 언론 특히 주요 관방매체들은 한국에 대한 보도에서 주요하게 정면보도를 한다. 그러나 대조적으로 한국언론은 중국에 대한 부정적뉴스를 언론자유라는 명목으로 제멋대로 무책임하게 보도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 1년간 교수활동도 하고 한국생활을 담은 책자도 출판한 ‘지한파”인 그는 “나는 한국학자나 언론인 친구들이 많은데 이런 말을 해준다. 일부 한국매체의 언론들은 정말 나를 실망시킨다. 두 나라가 경제합작에서 이룬 화목한 분위기들이 무책임한 편견을 띤 몇 편의 사론으로 훼손되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고.

[해법] “옥과 옥이 만나 아름다운 소리를”

한중교류에서 언론의 역할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중국신문출판국의 비준을 받고 길림신문해외판이 한국에서 발행되고있다. 사진은 서울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출간식. <사진=길림신문 김성걸 기자>

한중 언론인들은 양국 국민의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목소리를 적극 전달해 상호 이해와 우호의 폭을 넓힐 필요성을 느끼고 상호 교류와 소통 마련에 나서고 있다.

서울에서 만난 중국 국가급 매체의 두 한국특파원은 자신들이 참가하고 있는 한중 언론인 교류모임인 ‘중한 화벽지성’에 대해 소개했다. ‘중한 화벽지성’은 2008년 12월 15일, 북경의 인민대외우호협회에서 공식 출범했다. 한국주재 중국특파원, 중국주재 한국특파원들이 회원으로 참여해 이들은 정기 교류와 세미나, 공동취재 등을 통해 소통과 교류를 하고 있다. 이 모임의 취지는 옥과 옥이 만나 아름다운 소리를 내듯 양국 언론매체들이 양국 국민의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목소리를 적극 전달해 상호 이해와 우호의 폭을 넓히자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한중 고위층언론포럼은 올해까지 4년째 열리고 있는데 한중의 가장 대표적인 언론매체의 책임자들이 참가해 교류하면서 량국관계 발전에 유조한 언론방안을 토의하고 있다.

그중 한국 ‘한겨레신문’ 권태선편집인은 4년간 첫회부터 꼬박 참가하고 지난해 포럼때 옴브즈맨(Ombudsman)제도를 제안해 주목을 받았다. 남편의 저서 ‘사상동아’가 중국에서 출판되는 등 중국실정도 잘 아는 분이라고 지인이 기자에게 소개했다. 편집인 사무실에서 기자를 맞아준 권편집인은 “포럼에서 서로가 처음에는 서먹해 깊은 교류도 못했다. 지금은 서로 굉장히 솔직히 이야기하고 속내도 나누면서 언론보도에서 잘못된 방향을 확인하기 위해 등 서로 노력하고있다”고 포럼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한국언론의 대 중국 편파보도에 대한 질문에 권편집인은 “설익은 기사나 재미로 취사선택하면 불필요한 갈등을 조성한다. 한국언론들의 경우 보다 합리적이고 다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을 보여야 한다. 사실을 깊게 알면 과장보도가 안 나온다. 잘 모르면 조그마한 말도 상처가 된다. 한번 가보고 서로 인식을 좀더 교류 심화하면 더 좋아질 것이다. 양국의 제도적 차이로 언론의 서로 다른 점을 이해하는 ‘역지사지(易地思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 와중에 한국의 일부 언론들의 노력들도 중국언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한우덕소장은 균형있고 객관적인 대 중국 보도에 진력하고있는 중앙일보의 노력을?소개했다. 한소장은 “중앙일보는 그동안 좀 더 깊게,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균형있게 중국을 바라보면서 집중적으로 지속적으로 중국 관련 보도를 해왔다”고 하면서 특히 “6년 전부터 한국언론에서 유일하게 설립한 중국연구소가 한중 교류의 좋은 창구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중 민중간의 ‘혐중’, ‘혐한’ 해소를 주제로 한 ‘중앙일보’의 기획기사가 발표된 후 재중한국인단체의 창의로 재중한국인의 ‘겸따마다(겸손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기)’ 운동이 발기되고 한편 한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선플달기운동’이 시작되고 그것이 일부 중국과 한국 학교 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런 활동들이 ‘중앙일보’를 통해 보도되고 다시 ‘인민일보’ 등 중국언론들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현재 퇴직하고 2년 반째 한국에 체류중인 학자 정인갑교수는 한중간의 편견해소를 위한 이번 ‘길림신문’의 기획보도는 “정말 적시적이고 정말 필요한 보도이다”며 “길림신문처럼 대외홍보 영향력이 있는 정규매체들에서 이렇게 두 나라 국민의 상호 이해와 소통에 관련된 보도를 통해 우리의 실상과 우리의 입장을 제대로 알려주는 작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길림신문/한정일·박명화·전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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