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막지 못한 언론, ‘미라’나 다름 없어

이집트 일간지 '알마스리 알요움'은 3일자 일면에머리부터 발끝까지 신문을 감은 미라의 모습을 형상화한 그림을 게재했다. 모함메드 모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오는 15일 새 헌법 초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한 가운데 이집트 일부 신문사들은 이날 모르시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고, 항의 차원에서 신문 발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AP/뉴시스>

대통령에게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권력을 부여한 모함메드 모르시 대통령의 법령 포고와 새로운 헌법 제정에 항의하기 위한 대규모 시위와 파업이 예정된 가운데 4일 이집트의 정치적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집트 법원이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언론과, 관광업 종사자들, 대학 교수들도 이에 가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모르시 대통령이 직면한 부담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4일의 대규모 시위와 파업은 이집트의 새로운 소요를 초래해 민주화로의 이행에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르시 대통령의 법률 고문인 모함메드 가발라는 “이집트는 현재 거센 풍랑의 한 가운데 놓인 한 척의 배와 같은 신세다. 그러나 누구도 이 배의 선장이 배를 해안가로 도달하게 하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며 모르시 대통령을 옹호했다.

이집트 법원 판사들은 지난달 22일 모르시 대통령의 대통령 권한 강화 법령 포고 이후 파업에 돌입했다. 그런데도 무슬림형제단이 주도하는 헌법제정위원회는 진보주의자들과 기독교도들을 배제한 채 헌법 제정 논의를 서두르고 있다. 모르시 대통령도 오는 15일 새 헌법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 실시를 밝혔다.

대규모 시위와 총파업을 촉구한 야당 세력에 호응해 이집트 언론들도 신문 발행을 중단할 계획이며 민간 TV들로 이날 하루 방송을 내보내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이집트 신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검은 배경에 신문으로 온몸을 감싸 미라처럼 보이는 사람이 감방 안에 갇혀 있는 모습의 사진을 1면에 게재했다.

호텔과 식당들은 모르시 대통령에 항의하기 위해 30분 간 전등을 끌 계획이다. 카이로 대학 법대 교수들은 강의 중단을 허용해줄 것을 학장에게 요청했다.

모르시의 행동은 그렇지 않아도 양분된 이집트를 최악의 정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이집트는 무슬림형제단 및 강경보수이슬람주의자인 살라피스트와 청년단체, 진보 정당의 두 그룹으로 확연히 갈렸다.

지난달 22일 모르시 대통령이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는 법령을 선포한 후 27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최소 20만 명이 넘는 시위대가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법령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모르시 대통령의 보좌관 3명도 모르시의 법령 포고에 항의해 사임했다. 이들은 법령 포고가 이집트에 재앙을 가져올 것이며 무슬림 형제단이 이집트를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새 헌법도 여성과 소수자들의 권리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뉴시스/유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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