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참 쉽지요] 후루룩 한 그릇 부담 없는 국수

음식이란 오각을 만족시키는 것이 기본이다.

코를 찌르는 김치찌개 냄새, 색색의 꽃비빔밥, 손끝을 통한 양념과 나물의 절묘한 무침, 그렇기에 맛을 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할 감동적인 요리가 탄생된다. 마지막으로 청각을 자극하는 대표적인 그 음식, 바로 후루룩 소리 내어 먹는 국수이다.

서양엔 파스타가 있고, 일본엔 우동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바로 면발이 길고 얇은 ‘국수’가 있다.

옛날에는 밀이 아주 귀했기 때문에 상류층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고려시대 처음 혼인잔치에 국수를 내는 풍습이 시작되었다. 그렇기에 서민들도 중요한 잔치가 있을 때만 국수를 먹을 수 있었다. 그것도 밀국수 보다는 메밀국수를 주로 먹을 수 있었다. 이렇게 신분의 상징인 국수가 본격적으로 서민화 된 것은 한국전쟁 이후이다.

생일, 혼례 등 경사스러운 날에 먹었던 국수는 길다란 모양으로 인해 무병장수를 뜻했으며, 부부가 영원히 인연이 되기를 기원하는 뜻도 지녔다.

국수의 의미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면을 바로 뽑아 손으로 건진다’하여 국수라 하기도 하고 ‘밀가루 면을 국에 말아서 먹는다’하여 국수라 칭하기도 한다.

오늘날에는 국수와 관련한 음식들이 많이 발전되었다. 잔치국수 외에도 비빔국수, 콩국수, 칼국수, 밀면 등 무려 60종이 넘는다.

입맛 없을 때, 출출할 때,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비가 오는 날, 그리고 본격적으로 찾아올 가을의 찬바람을 맞을 준비를 할 때, 국수 한 사발 어떨까?

귀한 밀은 먹지 못하고 메밀로 국수를 해먹었던 차고 가난했던 그 때의 시절을 어렴풋이 상상하며 메밀국수에 관한 시 한편을 들려주고자 한다.

메밀국수 먹는 저녁 – 김창균

오지의 어디쯤, 등 굽은 길을 걸어오신 듯한 스님 한 분
국숫집에 드셨다. 막국수 한 그릇 시키고 망연히 앉아
문밖을 내다보는 눈길이 몇 겹의 산을 넘고 또 넘는지 고요하다
자주 끊어지는 면발은 마치 한 그릇 쏟아놓은 머리카락 같아
잿빛 면발 위에 삭발한 얼굴 잠깐 비쳤던가
국물에 떠 있는 얼음을 한쪽으로 밀어내며 드시는 국수,
목구멍에선 끼룩끼룩 철새 울음 같은 소리가 난다

나는 사양(斜陽)처럼 그 곁에 빗겨 앉아
삶은 돼지고기 대신 묵은 김치 한 접시 놓고
이처럼 차고 가난한 유래를 가진 국수를 먹는다.

멸치국수

재료: 멸치 한 줌, 소면 90g, 대파 20g, 열무김치 약간, 달걀 1개, 참기름 1t, 국간장 1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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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법
1. 멸치를 티백에 넣고 물 2컵과 함께 끓여 육수를 우려낸 후 국간장과 송송 썬 대파를 넣는다.
2. 달걀은 잘 섞이도록 풀어서 지단을 부친 후 채썬다.
3. 소면은 안에 심지가 거의 보이지 않을 때까지 삶은 후에 찬물을 넣어 다시 끓여 한 소큼 올라오면 불을 끄고 찬물에 여러 번 헹궈낸다.
4. 물기를 뺀 소면에 열무김치, 달걀지단을 올리고 멸치육수를 부운 후 참기름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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