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히말라야 새’ 홍사성

히말라야 새

해발 8천8백 미터
히말라야를 넘는 새가 있다
온몸 힘 빼고
가오리연처럼 하늘 높이 솟구쳐
바람의 흐름에 목숨 맡기고
만년설 덮인 설산을 넘어간다
지상에서 가장 높은
구름 띠 두른 산 위를 나는 새는
결코 산 아래를 바라보지 않는다
끝없이 펼쳐진 무한창공
그 절대고독 속을 날아
천축에 이른다
세상의 안락에 발 묶인 새들
꿈도 못 꾸는 고공비행
단독으로 나서는, 두려움 모르는
작지만 큰 새

홍사성

불교평론 편집인 및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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