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애를 태워 빛을 내다
레위기 3장
“그는 또 그 화목제의 제물 중에서 여호와께 화제를 드릴지니 곧 내장에 덮인 기름과 내장에 붙은 모든 기름과 두 콩팥과 그 위의 기름 곧 허리 쪽에 있는 것과 간에 덮인 꺼풀을 콩팥과 함께 떼어낼 것이요 아론의 자손은 그것을 제단 위의 불 위에 있는 나무 위의 번제물 위에서 사를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레 3:3-5)
하나님께 화목제로 바쳐진 것은 동물의 장기들이었습니다. 왜 하필 장기일까요? 그것은 존재의 ‘가장 깊은 곳’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당시 사람들은 장기를 인간이나 동물의 감정, 의지, 욕망 등을 주관하는 부위로 생각했고, 내장에는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여겼습니다.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내 속에 있는 것들아 다 그의 거룩한 이름을 송축하라”(시 103:1) 찬양 가사로도 잘 알려진 구절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내 속에 있는 것’을 직역하면 ‘나의 내장’이 됩니다. 레위기 제사에서 언급되는 ‘내장’과 동일한 히브리어 단어입니다.
“여호와여 나를 살피시고 시험하사 내 뜻과 내 양심을 단련하소서”(시 26:2) 이 구절을 직역하면 “내 심장과 콩팥을 단련하소서”입니다. 구약에 나오는 ‘양심’이라는 단어는 대부분 히브리어 콩팥의 의역입니다.
따라서 구약 제사의 내장과 콩팥을 태우는 행위는 단순히 신체 기관의 소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가장 깊은 내면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의미입니다. 사람 대신 동물의 것을 드릴 뿐입니다.
예배란 무엇일까요? 애가 타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애(내장)를 태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애가 타야 예배입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예배란 ‘상한 심령’이라고 고백했습니다(시 51:17). 애간장이 녹고, 애끓는 심정으로 드리는 것이 예배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일부러 감정을 짜내는 것과는 다릅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의 존전이기에 죄인인 우리는 애간장이 녹습니다. 한 영혼을 향한 애타는 아버지의 마음이 전해져서 나도 애가 탑니다. 그리고 애통하는 자에게 주시는 위로를 누리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세상의 빛’이라고 하셨습니다. 속에서 애가 타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지 않을까요? 성경은 예수님을 화목제물이라고 말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롬 3:25, 요일 4:10).
세상의 빛이신 그분은 우리에게도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 속에 타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봅니다. 욕망의 불길이 꺼지고 아버지의 마음으로 애가 타길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