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창립 박맹호 8주기…”그런 출판사의, 그런 편집인이 그립다”

1월 22일은 출판인 박맹호(朴孟浩 1933.12.31~2017.1.22) 선생 8주기 되는 날이다. 아래 글은 신정일 작가가 2017년 1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편집자>
벌써 오래 전 일이다. 민음사 출판 그룹 황금 나침반에서 일제에 의해 사라진 고을 97곳 중 90곳을 세권의 책으로 펴냈던 때가 2006년이었다.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 속에는 있지만 현재의 지도에는 작은 면이나 작은 지역으로 쇠락해 버린 고을 중 전라도 고부·여산·금구·능주, 경상도 영해·평해·안의·영산, 충청도 온양·청풍·청산, 경기도 교동·죽산·마전, 지금은 제주도로 바뀌었지만 전라도 소속이었던 정의·현과·대정 등의 고을들을 답사하고 지은 책을 <대동여지도로 사라진 옛 고을을 가다>라는 이름으로 펴낸 것이다. 세 권의 책으로 지금 보아도 너무 잘 만들어진 이 책을 펴낸 뒤 편집자에게 후일담을 들었다.

그 때 박맹호 회장님이 손수 사진을 다 점검하셨다는 것이다. 이런 책은 보나마나 초판 3천권씩 팔기도 힘들 것인데 좋은 책은 밑져도 만든다는 출판인의 자세를 온 정신과 온 몸으로 보여주시고 광고도 여러 곳에 해주신 것이다.
돈에는 더 많은 돈 이외에는 친구가 없다는 논리가 팽배한 이 시대에 그런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런 출판사의 그런 편집인이 그립다. 삼가 박맹호 회장님의 명복을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