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시가 있는 풍경] 납매(臘梅)를 바라보며 무상(無常)을 떠올리다

환하게 피었던 꽃 처연히 지고
꽃 진 그 자리 봉긋이 열매 맺히는 것은
칭얼대며 보채던 아이가 다시 방실대며 웃는 것은
알에서 깨어난 그 어린 새가 어느새 힘차게 저리 하늘 솟구쳐 오르는 것은
이 모든 것이 무상하기 때문이다
속절없음으로 무너지던 자리 다시 딛고 일어서는 것도
떠나보내는 등 뒤에서 기다림의 노래 다시 부르는 것도
이 또한 무상하기 때문이다
만남과 이별이여
태어남과 돌아감이여
무상함으로 늘 새로움이여
나는 오늘 다시 태어나
온몸 설레며 네게로 간다
언제나 새롭게 피어나는 나의 신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