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시가 있는 풍경] 납매(臘梅)를 바라보며 무상(無常)을 떠올리다

납매(臘梅). 납매는 음력으로 섣달(납월)에 피는 꽃이라고 해서 이렇게 부른다. 이병철 시인이 2025년 1월 22일 촬영했다. <사진 이병철> 

환하게 피었던 꽃 처연히 지고
꽃 진 그 자리 봉긋이 열매 맺히는 것은
칭얼대며 보채던 아이가 다시 방실대며 웃는 것은
알에서 깨어난 그 어린 새가 어느새 힘차게 저리 하늘 솟구쳐 오르는 것은
이 모든 것이 무상하기 때문이다

속절없음으로 무너지던 자리 다시 딛고 일어서는 것도
떠나보내는 등 뒤에서 기다림의 노래 다시 부르는 것도
이 또한 무상하기 때문이다

만남과 이별이여
태어남과 돌아감이여
무상함으로 늘 새로움이여
나는 오늘 다시 태어나
온몸 설레며 네게로 간다
언제나 새롭게 피어나는 나의 신부여.

이병철

여류(如流) 이병철. 시인, 스마트폰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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