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자기중심적인 말’을 조심하라…거짓이든 진실이든
출애굽기 1장
“산파가 바로에게 대답하되 히브리 여인은 애굽 여인과 같지 아니하고 건장하여 산파가 그들에게 이르기 전에 해산하였더이다 하매”(출 1:19)
히브리 산파들의 거짓말입니다. 그들은 거짓말을 해서 아이들을 살리고는 하나님으로부터 은혜를 입습니다. 성경에는 이 외에도 다양한 선의의 거짓말이 등장합니다. 기생 라합의 거짓말은 이스라엘 정탐꾼들의 목숨을 살렸습니다(수 2:4). 미갈의 거짓말 덕분에 다윗은 도망갈 시간을 벌었습니다(삼상 19:14). 요나단은 다윗을 위해 사울 왕에게 거짓말을 했고(삼상 20:29), 엘리사의 거짓말은 아람 군대를 물리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왕하 6:19).
심지어 하나님께서 거짓말을 직접 가르쳐 주신 경우도 있습니다. 다윗이 기름부음 받는 것을 사울 왕이 알게 되면 사무엘이 죽을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하나님은 사무엘에게 “제사를 드리러 왔다”고 둘러대라고 하십니다(삼상 16:2).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는 하나님(민 23:19)이 어떻게 사무엘에게 거짓말을 가르치실 수 있을까요? 십계명에서 거짓 증언하지 말라고 하신 하나님이 어떻게 히브리 산파나 라합의 거짓말을 구원의 도구로 사용하실 수 있을까요? 이러한 모순은 쉽게 납득하기가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는 성경이 거짓말이라는 외형적 행위 자체보다, 그 말의 근본적인 맥락과 동기에 집중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모순입니다. 마치 예수님이 안식일의 본질을 살리기 위해 안식일 규례를 어기신 일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거짓말은 자기중심성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합니다. 만약 진실을 말하는 것이 거짓말보다 유리하다면, 그 누구도 굳이 거짓말을 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거짓이냐, 진실이냐?’보다, ‘나에게 유리한가, 불리한가?’를 더 먼저 생각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성경은 단순히 ’선의의 거짓말은 해도 되는가?’의 문제를 다루기보다 인간의 말이 뿌리내리고 있는 자기중심성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자기중심성이 사실과 결합하면, 때로는 거짓말보다 더 악한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함이 사실을 폭로함으로 노아는 수치를 겪었습니다(창 9:22). 타인에 대한 험담, 험담을 당사자에게 일부러 알리는 이간질, 약점을 이용해 상대를 조종하는 행위, 의도적으로 아픈 곳을 공격하는 팩트 폭력 등 이 모든 것이 사실에 기반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거짓이든 진실이든 자기중심적으로 내뱉는 모든 말을 조심해야 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어떤 언어를 가르칠까요? 그것은 바로 자기 부인의 언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