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醫 김명근의 마음산책] 긍정의 힘①

지난 칼럼까지 6세 이하 아이의 학습에 관한 내용을 연재했으니 순서대로 하면 6세 이후 아이의 교육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할 차례입니다. 그런데 6세가 넘어가면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도 다양해져서 많이 복잡해집니다. 본 칼럼의 목적이 심리 문제를 폭 넓게 다루는 것이라서 교육 문제만 계속 다루기는 보다는 주제를 좀 바꿔볼까 합니다. 이번 주부터 긍정심리학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긍정성은 아이의 학습에서도 중요한 요소이니 지난 칼럼과 연계되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긍정심리학 ‘비관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낙관을 늘리는 것’

긍정심리학은 요즘 심리학계에서 크게 각광을 받기 시작하는 분야입니다. 필라델피아에서 첫 번째 세계긍정심리학회가 열린 것이 2009년 7월이니, 이제 막 불붙기 시작하는 따끈따끈한 내용들이지요.

긍정심리학은 과거 심리치료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심리학의 발달은 병적인 부분들을 줄이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부정적인 것을 줄이는 방법이 한계가 있더라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병적으로 비관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을 고친다고 해 봅시다. 열심히 상담을 하면 중립적인 단계까지 끌고 오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입니다. 낙관적인 사람으로 바꾸는 것은 잘 되지 않을 뿐더러 그나마 중립적인 상태도 불안정한 경우가 많습니다. 환경이 나빠지거나 충격을 받는 일이 생기면 바로 예전 상태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비관적인 면을 줄이려고 노력을 할 것이 아니라, 낙관적인 면을 늘리는 것에 초점을 두면 어떨까?’ 이런 발상을 하게 된 것이지요.

이 발상이 상당히 혁명적인 면이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비관과 낙관은 한 축에 서 있는 양 끝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즉 낙관이 늘면 비관이 줄고, 비관이 늘면 낙관이 느는 zero-sum의 관계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보면 비관을 줄인다는 것이나, 낙관을 늘린다는 것이나 똑같은 것이니까 뭐 별로 새롭다고 주장할 만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의 머리에서 낙관적 사고에 작용하는 회로와 비관적 사고에 작용하는 회로가 서로 다르다면 어떨까요? 이 경우라면 비관회로를 약화시키는 접근과 낙관회로를 강화시키는 접근은 전혀 다를 수가 있겠지요.

“망칠거야” -> “잘 될 수도 있어” -> “다시 하면 되지 뭐”

사례를 가지고 이야기해 봅시다. “모든 것을 다 망칠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잘 될 수도 있어”라고 생각을 바꾸려고 했던 것이 과거의 심리요법입니다. 그런데 그게 잘 안 됩니다. 그런 경향 자체가 뇌의 상태나 특정 신경전달 물질의 감수성 등과 관련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래 망칠 수도 있어”라고 환자의 생각을 인정해 주고 시작하자는 겁니다. 그 대신에 “하지만 그 과정을 즐길 수 있잖아”라든가, “망치면 다시 시작하면 되지 뭐”라는 등의 긍정적인 면을 강화해서 “망칠거야”라는 비관적 사고를 견딜 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이것이 긍정심리학의 제시하는 새로운 접근 방법의 핵심입니다.

비관만이 아니라 불안, 우울, 편집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자체를 줄이려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견딜 수 있게 하는 긍정적 요소를 찾아보자는 것이지요. 경영학에 비유하자면 부채를 줄이려고 애 쓸 것이 아니라 자산을 늘리는 쪽으로 접근해 보자는 겁니다. 비용을 줄이는 대신에 매출을 늘리자는 쪽일 수도 있겠군요.

긍정심리학이 제시하는 접근 방법들은 아주 신선하고 재미있는 내용이 많습니다. 게다가 이론만이 아니라 현실에 바로 적용이 가능한 실전적인 내용들이 풍부한 것도 긍정심리학의 장점입니다. 오늘 칼럼은 개념을 소개하는 내용이라 좀 딱딱했습니다만, 다음 주부터는 꽤 흥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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