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 시가 있는 풍경] ‘별 같은’ 이병철
우리 곁에는 별 같은 이들이 산다
빛을 감추고 함께 어울어 있어
쉬 드러나진 않지만
때로는 스쳐 지나며 문득 마주친 그 눈빛에서
또는 누군가를 향한 살폿한 미소에서
외로운 이를 위한 낮은 목소리의 노래 속에서
오른 손 모르게 내밀어 가만히 잡아주는 따스한 손길에서
길섶 들꽃 앞에 쪼그려 앉아 놀라워라 하는 감탄 속에서
잠시 머물다 간 자리에도
오래 남은 맑은 향기 속에서
한 순간 별똥별처럼 환히 빛나는 이들을 본다
비 내리는 밤에도
어둠 그 위로 초롱하게 빛나는 별들이 있어
이승의 고단한 몸 깊게 잠들 수 있는 것처럼
감추어진 모습 속에서도
빛나는 별과 같은 이들이 우리 곁에 있어
날마다 저녁노을이 그토록 가슴 젖게 하는 걸까
내 곁의 지금 이 사람이
별 같은 그 이일지도 몰라
어쩌면 우리 모두 별의 사람들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가 깃든 이 땅을
초록별이라고 부르는 것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