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노동현장에 내몰린 네팔 아이들

2012년 7월4일 <네팔리 타임즈>: 유년기를 빼앗긴 채 노동현장에 내몰린 네팔 아이들

네팔에서 일하는 아이들의 수는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일하는 아이들의 환경은 위험하다.

비카시(Bikash)는 매일 새벽 5시 간이 침대에서 일어나 늦은 밤까지 일한다. 6개월 전 모랑에서 카트만두로 온 이 8살 소년은 바네스워에 있는 식당에서 일한다. 잠에서 깨지 않은 듯 눈을 반만 뜬 채 비카시는 식당으로 향한 뒤 작고 앙상한 손으로 낡은 수건을 양동이에 담근다.

또래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성숙해 보이는 비카시는 방문자에게 “특히 겨울에는 일하기가 힘들지만 6살 때부터 일해 왔다”며 사무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는 다시 식당 바닥을 걸레질하기 시작했다.

네팔에는 비카시처럼 일하는 5~17세 아동 노동자가 150만명 정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네팔에서는 법적으로 최소 14살이 되어야 일을 시작할 수 있지만 이르면 6살부터 길거리 식당이나 공장, 사무실 또는 일반 가정에서 일하는 아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계교육’ 헬렌 셰르파는 “빈곤과 기회부족 때문에 아이들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돈벌이 현장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교육은 네팔에서 아동 노동을 근절시키기 위한 교육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14세 미만 아동 노동자 수는 10년 전 260만명에서 크게 줄었지만, 광산이나 벽돌제조장, 공장, 유흥산업처럼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는 아이들의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자수 공장에서 '연필' 대신 '바늘'을 잡고 일하는 네팔 아동들. <사진=네팔리 타임즈>

자리(jari) 원단을 만드는 자수공장, 술집, 안마 시술소, 오두막 식당 등은 네팔에서 아동 노동을 착취하는 대표적인 학대 현장들이다.

‘체인지 네팔’의 프라메시 프라드한은 “11살, 12살 여자 아이들이 댄스바와 식당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인지 네팔은 ‘유흥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단체다. 그는 “요즘 네팔 여자 아이들은 인도 뿐 아니라 네팔에서도 팔려다니고 있다. 수많은 여자아이들이 성매매를 강요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의 자리 공장에 대한 단속 이후 많은 여자 아이들이 네팔 원단공장으로 옮겨와 일하고 있다. 5살밖에 안된 어린 아이들은 다루기가 쉽고 손이 빨라서 하루 14시간까지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다.

네팔 정부는 모든 형태의 아동 노동을 2014년까지 근절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그 계획은 2010년 정치적 불안을 겪으면서 2020년으로 연장됐다. 고용노동부 크리슈나 프라사드 다와디 차관은 “국내 혼란으로 아동노동 문제에 대해서는 뒤로 미룰 수밖에 없다. 최악의 아동노동에 대해서는 앞으로 4년안에 없애는 데 주력하고, 2020년까지 모든 아동노동을 근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동 인권 운동가들은 입법부만의 노력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아이들의 노동을 없애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취업기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위험한 노동현장에서 아이들을 구하며 무료상담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네팔아동근로(CWIN) 마드하브 프라드한은 “아동노동자였던 아이들을 보호하는 일만큼 아이들에게 일을 시키지 않도록 부모들이 충분한 돈을 벌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 모든 일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전했다.

비카시처럼 수많은 아이들에게 불행하게도 시간은 지나쳐버릴 것이며, 그 아이들은 행복한 유년기를 보내지 못한 채 어른이 돼 버릴 것이다.

박소혜 기자 fristar@theasian.asia
임현정 인턴 기자 news@theasian.asia

One comment

Leave a Reply to Carrie Cancel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