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시가 있는 풍경] ‘빈숲의 노래2-깊은 가을’

“내 마음 그대를 따라 걷는데/내 몸은 남아 저문 가을비에 젖고 있다.” <시/사진 여류 이병철>

그대는 떠나고 나는 머문다.
한 대의 향을 피우고 그대를 생각한다.
창밖으로 가을이 저물고 있다.
세상을 향해 길 위에 나선 그대
오늘 저녁 머물 곳은 어디인가.
나의 몸은 집에 매여 있고
그대의 몸은 길 위에 있다.
존재를 위해 지은 집에서 내 존재는 소유 당하고
붙잡는 길 위에서 그대는 새롭게 길을 연다.
흐르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내 마음 그대를 따라 걷는데
내 몸은 남아 저문 가을비에 젖고 있다.

One comment

Leave a Reply to 이유미 Cancel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