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돌나라 한농의 일본 며느리 아야씨의 ‘효행 열전’

뇌졸중으로 활동이 불편한 시아버지 박동선(86)씨를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타니무라 아야씨

 

한국의 시부모님을 봉양하면서 궂은 일 마다 않고 ‘타마리 쇼유'(일본 간장)처럼 진하고 감칠맛 내는 일본 며느리가 있다. 타니무라 아야(48)씨 얘기다. 2017년 7월부터 돌나라 브라질 오아시스농장에서 행정 업무를 맡고 있는 남편 박성진(60)씨와 시부모 박동선(86)-김숙연(82) 두분에 대한 지극 정성 봉양으로 주변 칭찬이 자자하다.

일본에서 시집 온 아야씨는 한국인 남편 박씨와 시부모를 5년 전 브라질로 함께 모시고 올 때만 해도 되레 시부모로부터 여러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시부모는 아들, 며느리를 위해 텃밭 농작물을 돌보고 맛깔스러운 김치도 담아주는 등 아들 며느리 사랑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시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이에 충격 받은 시어머니마저 청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말았다. 이에 아야씨는 오아시스농장에서 일본 회원 통역과 치과근무을 겸해 왔으나 시부모님을 돌보기 위해 직장과 취미활동 등 개인생활을 포기한 채 시부모 돌보기에 전념했다.

아야씨(왼쪽)가 직접 상을 차린 시아버지 박동선씨(왼쪽 두번째) 생신 상차림. 옆에 시어머니와 남편 박성진씨가 기뻐하고 있다.

아야씨는 당시 일을 이렇게 회상한다. “일을 마치고 돌아와 시부모님을 돌봐드리려고 하니 다른 주부보다 2배나 더 움직여야 하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이렇게 돌봐 드리지 못하면 영영 회복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세 가지 철칙을 세웠어요. 첫째, 앞으로 하루 세끼 식사를 시부모님 댁에서 차려서 한 식탁에서 함께 먹자. 둘째, 식사 후 아버님은 휠체어로 산책시켜 드리고 어머님은 기력을 회복시켜드리기 위해 2km 걷기를 함께 하자. 셋째, 거동이 불편하신 아버님을 정기적으로 목욕시켜 드려 청결하게 해드리자. 그렇게 다짐하고 실천했어요.”

아야씨는 “거동이 불편하신 시부모님을 뵈면서 내 자신의 안일함을 위해서 살 수가 없었다”며 “솔직히 어색하고 불편한 관계여서 처음엔 힘들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자. 특별한 인연으로 맺어준 가족들에게 좀더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하자’는 맘을 굳게 먹고 실천하려 애썼다”고 했다.

시아버지 박동선씨는 세 차례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처음엔 일찍 회복돼 1년 정도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했지만 2차, 3차로 쓰러지면서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며느리 아야씨의 헌신적인 간호와 본인의 재활 노력으로 화장실 출입이 가능할 정도로 좋아진 상태다.

이들 가정에 갈등은 혹시 없을까? 아야씨는 “청력장애가 있는 어머니께 이해를 구하려다 보면 목소리가 커지는데, 그때마다 남편이 검지로 자신의 입에 대고 ‘쉬~~~’ 하면 절로 웃음이 터진다”면서 “가족이 별것 아닌 일로도 다투거나 불화할 수 있는데 늘 낙천적이고 유머 넘치는 남편이 있어 울고 싶을 때도 오히려 웃음꽃이 핀다”고 했다.

시아버지 박동선씨는 “일본에서 편하게 살다 시집 와서 늙고 병든 시부모를 돌봐주는 마음이 너무 기특하다”며 “행실과 말씨도 너무 예뻐서 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시어머니는 어떤 생각일까? “내가 알아듣지 못해도 인상 쓰거나 짜증내는 일 하나 없이 언제나 상냥해서 너무 좋아요. 그래서 전 우리 아가를 끔찍이 아끼고 사랑해요.”

아야씨는 지금 시부모님 모시고 살고 있는 돌나라 오아시스 농장 자랑을 빠뜨리지 않는다. “남편과 함께 아버님 어머님을 모시고 매일 저녁 여기 돌나라 오아시스 농장을 산책하면 그렇게 기분이 상쾌하고 좋을 수가 없어요. 황홀한 일몰을 보고 걷다 보면 어느새 달이 뜨고 은하수 별빛이 쏟아져 내립니다. 망고나무 숲에서는 환상의 반딧불 쇼가 펼쳐지는데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워요. 반디는 일본에서도 1급 청정지역에서만 사는데, 이처럼 맑고 깨끗한 농장에서 건강한 유기농 음식을 먹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요.”

아야씨 이웃 배민화(55)씨는 “아야씨는 한국에 있을 때도 암을 앓던 친정어머니를 일본에서 모셔와 극진히 간호하여 평안하게 잠드실 수 있도록 도와드렸다”며 “이곳 브라질에선 시부모를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것을 보면 한국 여성들에게 큰 귀감이 된다”고 했다.

결혼 전 일본에서 아야씨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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