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한미군 철수 계획 반대 싱글러브 장군 별세

싱글러브 소장

1977년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계획에 반기를 들어 본국에 소환돼 강제 퇴역당한 존 싱글러브(100) 전 유엔사령부 참모장이 노환으로 미국 테네시 자택에서 29일 세상을 떠났다고 전인범 전 주한유엔사부사령관(육군대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밝혔다.

싱글러브 장군은 중국 만주 지역 중앙정보국(CIA) 담당자를 거쳐 1949년 설치된 CIA 서울지부에서 중국 담당 책임자를 맡았다. 또 6·25전쟁에 참전, 53년 6월 김화지구 전투에서 대대장으로 활약했다.

그는 77년 5월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5년 이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카터 대통령의 계획은 곧 전쟁의 길로 유도하는 오판”이라고 말한 뒤 백악관에 호출돼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 면담에서 “주한미군 철수계획은 2~3년 전의 낡은 정보에 근거해 취해진 것이다. 현재의 북한군은 그때보다 훨씬 강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언론은 6·25전쟁 당시 해리 트루먼 대통령과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반목을 비유하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세월이 지난 뒤 한국 관계자가 “그때 가만히 있거나 ‘발언이 잘못 전달됐다’고 했으면 별 몇 개를 더 달 수 있었을 텐데….”라고 위로하자 “내 별 몇 개를 수백만명의 목숨과 바꿨다고 생각하면 이 세상에 그 이상 보람 있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라 답했다고 전해진다.

카터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를 반대한 이유에 대해 그는 이렇게 밝힌 바 있다. “1949년 미군이 완전 철수한 뒤 북한이 1950년 전쟁을 일으켰던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 올 것이라 믿었다. 유엔사령부 소속으로 한국 방어를 책임지는 상황에서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그래서 난 카터 대통령이 그런 결정을 했다면 누군가는 그게 잘못된 것이란 걸 그에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워싱턴에 불려 들어가니 모두가 ‘잘못 인용됐다’고 말하라 하더라. 나는 ‘(언론 보도는) 내 말을 매우 정확히 인용한 것’이라고 카터 대통령에게 말했다. 난 공산주의자들이 어떻게 행동하는 줄 잘 알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주한미군 철수가 취소됐다.

존 싱글러브 소장

싱글러브 장군은 2016년 동맹의 의미와 중요성을 조명하고 미래 동맹의 발전을 위해 제정된 제4회 백선엽 한미동맹상을 수상했다.

싱글러브 장군의 유족으로 아내 조앤(88)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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