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나성 발굴조사단, 최초로 북문지 확인했다
부여군(군수 박정현)은 문화재청(청장 김현모)과 함께 추진 중인 ‘부여 나성(북나성) 10차’ 발굴조사에서 북문지(北門止)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부여 나성 중 북나성에 대한 10차 발굴조사로 북나성에서 부소산성으로 이어지는 성벽 진행 방향과 축조 양상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실시되고 있다.
백제 사비도성의 외곽성인 부여 나성은 사비 천도(538년)를 전후한 시점에 쌓은 것으로 사비도성이 계획도시였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핵심 시설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도성 내외부를 연결하는 외곽성 문지(문이 있던 자리)로 추정되는 5곳 중 동나성 2곳(동나성 2?3문지)에서만 그 실체가 확인됐으나, 이번 조사에서 최초로 북나성의 문지가 확인된 것이다.
조사단에 따르면 문지는 통로를 중심으로 동쪽 부분의 성벽만 확인되고 서쪽은 유실된 것으로 밝혀졌다. 문지의 성벽은 석축부가 최대 4단(약 1.2m)이 남아있고, 가증천의 제방에 접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다가 급하게 남쪽으로 꺾어져 진행되며 조사 현장 너머로 이어진다. 문지의 형태는 성문이 바깥쪽이 넓고 안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양상으로 1998년에 조사된 동나성 3문지와 유사하다.
사비도성 외곽성 북문지는 도성 내로 진입하는 명확한 출입시설로 도성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교통로를 파악할 수 있는 근거 중 하나다. 특히 북문지는 가증천과 백마강 합류 지점에서 동쪽으로 약 400m 떨어진 곳으로 이 일대는 삼국사기에 기록된 포구인 북포(北浦)로 비정된다. 이번 발굴이 육상과 수로로 연결되는 백제 교통체계를 밝힐 수 있는 유의미한 성과인 이유다.
이에 대해 부여군 관계자는 “문화재청과 함께 백제왕도 핵심유적인 부여 나성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를 지원해 백제 사비기 도성제를 규명하고 백제왕도의 실체를 복원할 계획”이라며 “현장 공개를 통해 학계?군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역사문화 자원화를 통해 사비도성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높여 나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조사단은 차후 문지에서 동쪽으로 연결되는 성벽의 실체를 파악해 산지와 저지대 등 지형에 따라 변화되는 나성의 축조공법과 구조 등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북나성 구간에서는 성벽 구조, 치(雉, 방어에 효율적이도록 성벽에서 의도적으로 각지게 돌출시켜 축성한 부분), 성내 건물지, 문지, 교통로 등 다양한 백제 유적이 확인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