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포토보이스 #45] 꼰대와 리더, 그들의 진짜 차이는?

[아시아엔=김희봉 <아시아엔> 편집위원, 현대자동차인재개발원, 교육공학박사] “넌 지금 잘하고 있어. 내가 무엇을 지원해줄까?”

졸업식 사진, 결혼식 사진 등이 있다면 다시 한 번 들여다보자. 그리고 사진 중앙에 누가 서 있는지 살펴보자. 졸업식 사진의 중앙에는 졸업한 학생이, 결혼식 사진에는 결혼한 부부가 중앙에 있다. 즉 사진 중앙에 위치하는 사람들은 그 일과 관련된 주인공이다.

물론 그들이 그 자리에 서있게 되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이들이 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대표적일 게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자녀 졸업식이나 결혼식 사진 중앙에 오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 이와 같은 상황이 조직에서 일어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기도 한다. 조직에서도 특정 프로젝트를 마치거나 어떤 행사 등을 치루고 나면 졸업식이나 결혼식처럼 기념사진을 찍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정작 그 사진 중앙에는 그 일의 당사자가 서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렇다면 일이나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고 실행에 옮긴 숨겨진 주인공들은 어디에 있을까?

만일 함께 사진을 찍었으면 중앙이 아닌 가장자리나 맨 뒷줄 어딘가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그들이 사진 속에 없다면 미루어 짐작해 보건대 아마도 당시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믿기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상황이 담긴 사진들을 찾아보자.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사진 한 장이 뭐 그리 중요할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리고 불가피하게 함께 촬영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사진을 찍고 안 찍고가 아니다. 사진의 중앙에 위치했느냐 아니냐와는 더더욱 거리가 멀다.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리더가 얼마나 구성원의 입장에 서있는지와 그들이 돋보이도록 노력하고 있는가이다.

리더가 이른바 ‘꼰대’로 전락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구성원이 아니라 스스로가 돋보여지고자 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자신이 서야 할 위치를 바꿔보는 것은 좋은 시도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앞이나 중앙에 서있었다면 옆자리나 뒷자리로 옮겨보는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구성원의 입장에서 그들을 돋보이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오늘날 MZ세대가 기대하는 리더십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조직 내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MZ세대에게 “나를 따르라”(follow me)는 식의 리더십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오늘날의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당신을 지원하겠다”(I will support you)를 외치면서 구성원들이 하는 일을 지원하고 차질이 없도록 만들어주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지원은 주로 안 보이는 곳이나 뒤쪽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섬김의 리더십으로 일컬어지기도 하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나 노자(老子)의 도덕경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리더는 구성원 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을 위해 존재한다. 그리고 리더십의 성공 비밀은 구성원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하는 일을 좋아하게 만드는데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리더가 어디에 서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보다 분명해진다.

진광불휘 진수무향(眞光不輝 眞水無香)이라는 말이 있다. 진짜 빛은 반짝거리지 않고 진짜 물은 향이 없다는 의미인데 오늘날 리더들이 곰곰히 생각해 볼 말이다.

One comment

  1. 좋은글이다.리더십理論을다시생각하기를주문하고있다.다만꼰대리더에게도符合하는이론틀이재정립하는硏究가수반될필요성이있다고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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