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대선 치른 아프간, 결과 아직도 ‘깜깜’

2019년 9월 28일 아프간 대선 투표소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엔=편집국] 오랜 전쟁에 시달려온 아프가니스탄이 이번에는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해 9월 28일 어렵사리 대선이 치러졌지만 이후 반년이 지나도록 결과가 나오지 않다. 검표에 재검표가 계속되고 야권 반발까지 불거지면서 아프간 정국은 더욱 어지러운 양상이다.

<뉴욕타임스>는 2월 6일자에서 “아프간 선거이의관리위원회는 전날 총 180만 투표용지 가운데 약 24만표에 대해 부분 재검사를 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톨로뉴스>도 선거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재검표 과정에서 논란이 된 30만표 가운데 일부에 대해 특별 재검사를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결과가 나오려면 몇 주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잠정 개표 결과에서는 아슈라프 가니 현 대통령이 50.6%를 득표해 재선이 유력한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이 결과에 대해 2만건 이상의 이의신청이 접수됐다. 이에 선거 당국은 이에 지금까지 재검표 작업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대선에서 각종 부정선거가 횡행해 지금까지 100만표 가량이 무효처리된 상태다.

선거일 전후에 불법 투표용지가 투입됐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부정선거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선에 나선 압둘라 압둘라 최고행정관(총리 역할 수행) 등 야권은 부정 투표가 난무한 이번 선거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가니 대통령측은 “야권이 이의 제기를 통해 새 정부에서 지분을 확보하려 한다”고 맞서고 있다.

2014년 대선에서는 압둘라가 1차 투표에서는 승리했으나 결선 투표에서 패배했다. 이에 압둘라는 당시에도 선거 결과에 불복했고, 가니와 압둘라는 미국의 중재 끝에 대통령과 최고행정관 자리를 나누어 지금까지 정부를 이끌어왔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AFP=연합뉴스]
선거당국의 재조사 결과 가니 대통령이 여전히 과반을 득표한 것으로 나오면 대통령 연임이 최종 확정된다. 그러나 과반을 차지한 사람이 아무도 없게 되면 득표 상위 두 명이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그럴 경우 정국 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아프간 정부는 미국과 탈레반간 평화협상 과정에 배제된 상태다.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는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직접 협상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2018년 중반부터는 미국측과 직접 협상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군 일부 철수 등의 내용이 담긴 평화협상 초안까지 마련했지만, 정식 서명에는 실패한 상태다. 탈레반은 최근 미국측에 일시휴전을 제안하는 등 양측은 평화협상 재개에 나서고 있다. 탈레반은 2001년 미국에 의해 정권에서 밀려난 후 세력을 회복해 현재 아프간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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