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옥의 주식이야기②] 일자리 창출 최고 방법···’한 가구 한 기업’ 주식 갖기

브라질 소재 태양광발전소. 실험실에 머물 뻔한 일들이 주식 투자로 인해 기업으로 변화 발전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다. 이 발전소 역시 시민들의 투자로 건설됐다

[아시아엔=박영옥 주식농부, 아시아기자협회 이사, 스마트인컴 대표] 냉장고, 컴퓨터, 휴대전화, 형광등, 신호등, 전철은 모두 전기를 동력으로 작동한다. 어디 이뿐일까. 전기가 끊어지면 우리 주변의 거의 모든 기계가 곧바로 작동을 멈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전기가 없으면 현대 문명 자체가 흔들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생각 끝에 문명의 동력이 된 전기가 조금 궁금해졌다.

오늘날 우리가 전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된 것은 마이클 패러데이라는 과학자가 전자기유도법칙을 통해 전자기장의 기본 개념을 확립한 덕분이라고 한다. 그 이전에도 전기를 만들기는 했지만 극소량밖에 생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실생활에 이용하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페러데이가 발견한 전자기유도법칙 덕분에 보다 많은 양의 전기를 쉽게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외에 전기에 대한 몇몇 글을 읽었으나 과학 지식이 전무한 나로서는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다. 다만 재미있는 구절 하나를 발견했다.

패러데이가 실험을 하고 있을 때 한 관료가 물었다.

“그래서 이걸 어디다 쓸 건데?”
“나중에 당신 같은 관료들이 여기에 세금을 매길 날이 올걸.”

패러데이의 예언은 이후 테슬라와 에디슨이 지난한 전류전쟁을 벌인 끝에 비로소 현실이 되었다. 그런데 투자자인 나로서는 불만 어린 궁금증이 생겼다. 기본법칙을 정리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이를 대중을 위한 상품으로 개발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투자자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이것이 사업화되어 전 세계에 확산되기까지 분명 투자자가 있었을 텐데, 그리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사실 전기뿐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에서 투자자는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자본이 없었다면 전기는 실험실을 벗어날 수 없었다

나는 대항해시대에 발명된 주식회사제도가 없었다면 우리 대부분은 과학적 발견, 공학적 발명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공학자는 축적된 과학지식을 이용해 뭔가 쓸모 있는 것을 만드는 사람이다. 패러데이의 전자기유도법칙이 없었다면 테슬라와 에디슨은 전기의 대중화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없었다. 그러나 기막힌 아이디어라 하더라도 자본을 만나지 못하면 현실화될 수 없다. 대규모 사업화를 가능하게 한 자본이 없었다면 전기는 실험실을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과학자는 자연법칙을 밝힌다. 공학자는 지금까지 쌓인 과학적 지식을 이용해 쓸 만한 물건을 발명한다. 사업가는 그것으로 이윤을 창출할 방법을 모색한다. 그리고 투자자는 그 사업 아이디어가 보다 많은 이에게 확산되도록 자금을 투자한다. 이것이 자연법칙이 대중화되는 순서다. 이 중에 한 요소만 빠져도 우리는 현대 문명의 혜택을 누리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상품과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구매하는 모든 문명의 이기는 이런 방식으로 우리의 생활을 편안하고 풍요롭게 하고 있다.

다수로부터 작은 돈을 모아 거대한 자본을 만들어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회사제도는 이렇게 멋진 제도다. 제아무리 부자라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그러기에는 그 규모가 너무 큰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재기발랄한 젊은이가 장난삼아 시작한 일을 세계적인 규모의 사업으로 키울 수도 있고, 전 지구적인 재앙에 대비에 인류를 화성에 보내겠다는 몽상가를 시가총액 470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의 수장으로 만들 수도 있다. 마크 주커버그에게, 일론 머스크에게 자본이 투자되지 않았다면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나는 그들의 아이디어와 리더십을 평가절하하지 않는다. 그들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노고를 낮춰 보지도 않는다. 다만 그들의 성공에, 그들의 성공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편익에 주식회사제도가 아니라면 탄생할 수 없었을 자본의 힘이 있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아이디어만으로 사업을 가능하게 하는 주식회사

내 주머니에 있는 만원으로는 어떤 사업도 할 수 없지만 다수가 모이면 다르다. 5천만 국민이 만 원씩 투자하면 5,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시가총액으로 무려 코스닥 60위권 기업의 수준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아직은 먼 훗날의 일처럼 보이지만 만일 한 가정이 한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다면(나는 이런 내 주장을 ‘一家一社 운동’이라 칭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각 가정이 기업에 100만원씩 투자한다면 우리 경제는 20대 젊은이처럼 혈기 넘치는 활동성을 갖게 될 것이다. 생각해보라.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이 몇 개이며 거기서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일자리는 또 몇 개일까. 모든 사람이 기업에 투자하고 그 성장의 과실을 공유하는 것이 내가 꿈꾸는 세상, 즉 자본시장이 명실상부한 서민의 희망으로 자리 잡는 세상이다.

혹자는 이런 주장을 한다.

“사업 초기에 기업에 투자해주는 것은 사업가에게 확실히 도움이 된다. 상장할 때 공모주 청약에 참여해 자본을 투자해주는 것 역시 기업의 규모를 대폭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상장 이후에는 다르다. 주식을 사고파는 거래가 있어도 해당 기업에는 새로운 자본이 투입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주식에 투자되는 모든 자본이 기업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맞는 말인 듯해도 사실 틀렸다.

예를 들어 상장하는 기업의 주식을 1억원 어치 산 사람이 있다고 하자. 다행히 위험을 감내하는 대신 이익을 나눈다는 주식회사의 원리를 잘 아는 사람이 대주주여서 매년 배당을 받는다고 하자. 그런데 갑자기 급하게 돈을 쓸 일이 생겼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주식을 팔아야 한다. 상장을 했을 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공모주 시장이 있어야만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할 수 있고, 내가 산 주식을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다는 보장이 있어야 공모주 청약에 뛰어들 수 있다.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는 전문 투자자들은 그만큼 위험을 감수하고 오랜 시간을 기다렸으므로 사업이 성공할 때 보상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그 보상으로 또 다른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유통시장이 없으면 발행시장은 무의미한 수준까지 축소될 거라는 말이다.

아이디어와 경영능력을 가졌다면 누구나 돈이 없어도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상장된 이후에 투자해줄 사람이 있어야 상장할 때 투자할 수 있고, 또 상장할 때 투자해줄 사람이 있어야 사업 초기에 투자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사업 초기에 투자해줄 사람이 있어야 성과가 날 때까지 적정 사업 규모를 유지할 수 있다. 이 순환 구조에서 어느 하나라도 무너지면 자본의 선순환 구조는 무너진다. 그러나 이 구조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모든 투자자들은 합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자본을 투자하는 것으로 투자자로서의 의무를 다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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