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석의 難行③] 反난민정책 ‘악명’ 헝가리, ‘클럽’과 ‘난민수용소’ 두 얼굴

2019년 12월 20일 성탄절을 앞둔 부다페스트 거리 <사진 이신석 기자>
<아시아엔> 이신석 분쟁지역 전문기자가 12월 17일 또다시 험난한 취재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이신석 기자는 유럽에서 시작해 아시아로 넘어와 파키스탄과 인도, 미얀마, 태국, 말레이시아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 1차로 마무리 될 예정입니다. 지난 10년 이상 분쟁지역을 목숨 걸고 찾아다니며 난민과 램넌트들의 고달픈 삶을 취재해온 이신석 기자는 말합니다. “분명 가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고 믿기에 또 긴 여정을 시작합니다.” <아시아엔>은 ‘이신석의 難行’이란 타이틀을 붙여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 당부드립니다. <편집자>

[아시아엔=부다페스트 이신석 <아시아엔> 분쟁지역 전문기자] 성탄절을 닷새 앞둔 12월 20일 기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도착했다.

비엔나에서 기차로 3시간 걸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도착했다. 비엔나에서는 종종 눈에 띄던 난민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2015년 난민 위기로 유럽연합(EU)이 난민들을 분산 수용하는데 합의했지만 헝가리는 그 결정에 반대를 하고 反난민정책을 고수해 왔기 때문이다. 극우 정치인으로 꼽히는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3선 이후 난민을 돕는 것조차 범죄로 여겨 최장 징역 1년형까지 내린다고 한다. 난민들의 입국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성탄절을 앞둔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밤 거리 <사진 이신석 기자> 

부다페스트의 거리를 둘러보니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어느 인터넷 조사에서 비엔나를 제치고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선정되었을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리고 유럽에서 가장 큰 유태교 회당인 시나고그가 있는 유태인 게토 지역에는 클럽들이 즐비하다. 그곳에선 젊은이들이 밤 문화를 즐기고 있었다. 얼핏 봐도 전세계에서 모여든 ‘클러버’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입장을 기다리며 길게 늘어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은 머잖아 ‘클러버들의 성지’인 베를린을 제치고 세계 정상에 우뚝설 것 같다.

클럽에서 만난 젊은이들. <사진 이신석 기자>

타민족에 대해서는 차별과 무시를 일삼으며 자신들만의 세상은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기 그지 없었다. 민족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의 화려하고 견고해 보이는 모습은 다음날 세르비아로 향하는 국경지대에서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세계에서 국경 통과시간이 가장 많이 소요되는 곳, 세르비아. 정확히 2년 전인 2017년 12월 세르비아에서 헝가리로 같은 국경을 넘어간 적이 있었다. 그때는 세르비아 쪽에서 EU 회원국인 헝가리쪽으로 향하는 난민 입국을 저지하려는 입국심사가 더디게 이루어져 족히 두세 시간차가 움직이지 않고 정차되어 있었다. 길 위에는 차에서 나와 자기 차례가 오길 기다리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그들이 버린 쓰레기들이 쌓여 있었다.

사진 이신석 기자

그리고 꼭 2년이 흐른 지금 2019년 12월, 끝도 없는 인내심을 요구할 만큼 오래 걸린 국경심사는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EU(헝가리) 쪽에서 세르비아로 향하는 출국심사대는 모두 6개. 하지만 그들은 한군데만 개방해 놓고 심사를 하는 것이었다. 다분히 의도적인 것으로 보였다. 이미 구글지도에서는 이 악명높은 국경통과에 불만 섞인 댓글이 여럿 달려 있었다.

헝가리가 세르비아와 접한 국경에 세운 철책장벽은 보기에 흉물스러울 뿐 아니라 심한 공포감을 자아냈다. 난민 유입을 철저하게 막겠다는 헝가리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겠지만 난민이 아닌 나같은 외국인의 눈에도 그것은 심한 거부감을 주고 있었다.

헝가리는 세상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곳에 난민수용소를 설치한 나라다. 

천하의 요새에 설치된 난민수용소. 도대체 헝가리 정부는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일을 벌였을까? <사진 이신석 기자>

헝가리는 국경지대 톰파(Tompa)와 뢰즈케(Röszke) 두곳에 환승구역(또는 중립지역)으로 일종의 난민심사 대기 수용소를 세웠다. 기자가 통과한 곳이 바로 뢰즈케였다.

창문 너머로 난민 수용소인 컨테이너 건물들이 보였다. 난민캠프였다. 그곳은 헝가리로 망명 신청을 하려는 난민들이 대기하는 장소로 하루 세끼 식사와 침구과 생활용품을 제공하도록 되어 있는 곳이다. 그러나 헝가리의 反난민정책로 망명 신청자들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어 컨테이너 안에는 난민 2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식사제공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인권침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난민 입장에서 보면 이곳은 불법으로 국경을 건너기에 매우 어려운 지형이다. 강과 수로가 엉켜 있는 평야와 습지로 이루어져 있어 운 좋게 불법으로 국경을 넘더라도 헬기를 동원하고 열감시 장치, 야간투시경 등 첨단장비로 장착된 헝가리 국경경찰에 쉽게 포착될 것 같다. 그들은 헝가리 땅을 밟기 무섭게 쫓겨날 것은 불문가지다.

6시간이면 충분할 거리를 부다페스트를 떠난 지 12시간만에 겨우 세르비아에 도착했다. 투숙을 위해 호텔로 걸어가는 중 묘한 이름의 카페테리아를 발견했다. 분쟁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기자의 본능을 깨워주는 그곳의 분위기는 결코 지나칠 수 없었다. <계속>

이신석 기자를 매혹시킨 부다페스트의 커피 바

3 comments

  1. 넘어 오는 분들의 국적을 아시고 이런 글을 쓰시는건지..그리고 독일이 허용한 백만명은 헝가리를 통해서 건너 간겁니다.
    난민은 헝가리행이 아니구요, 독일로 가길 원하는 사람들이지요. 지금 독일이 난민을 더 받겠다고 한것도 아닌데 헝가리가 무조건 반대하는거 처럼 여행기를 쓰셨군요…

    세르비아는 유럽연합 국가가 아닙니다.
    셍겐이 아닌 루마니아 가셔도 국경은 밀립니다.
    헝가리 수상은 중도 우파입니다, 극우가 아니구요…

    1.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현장의 이신석 기자에게 통보해 확인하라고 했습니다. 발행인 이상기 드림

    2. 이신석 입니다.
      지금 그리스 주요 난민수용소가 있는 세개섬 다 돌고 마지막 섬 사모스섬 입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넘어오는 분들의 국적은 연재가 계속되며 만났던 난민위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독일이 받은 난민 숫자 이미 알고있습니다.
      전 지즈레시장 임렛 래일라와 독일에서 인터뷰를 하며 난민 상황 연재 합니다.
      세르비아 EU 국가 아니죠,
      세르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eu 회원국 헝가리 크로아티아로 넘어가는 수십개의 국경중에 제일 막히는 국경을 ,하지만 차가 없어 고속버스를 타고 넘는 국경은 저쪽이 유일하기에 서민의 입장에서 말씀 드렸습니다.
      중도우파 또는 극우파 지적은 외교원의 모교수님의 의견에 따라 그리 표현 했습니다.
      참고 후 조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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