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로 알기] ‘무협지’와 ‘소림사’

중국 허난성 덩펑시에 있는 소림사에서 중국 전통 무술인 쿵후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신화사>

[아시아엔=심형철 <아시아엔> 칼럼니스트, <지금은 일본을 읽을 시간> 등 저자 외] 중국무술은 중국어로 ‘우슈(武術, wushu)’라고 하며, 현재 약 130개의 문파(門派)가 있다.

무술은 원시사회에서는 종을 보존하기 위해서, 춘추시대에서 전국시대로 접어드는 시기에는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필요했다. 현대사회에서는 심신 단련과 호신술로 활용되고 있다.

몸을 움직이는 운동이니 당연히 다이어트도 된다. 여러 가지 무술 중 태극권(太極拳)이 가장 대표적인 중국무술이다. 태극권이라는 말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 보았을 것이다. 태극권은 공원, 광장 등 공간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지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중국무술이다.

중국에 가면 사람들이 모여 태극권 하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무술이라고 하면 난이도가 높은 동작이 많을 것 같지만 태극권은 이미 생활체육으로 자리잡을 정도로 어렵지 않다. 손에 기공을 모아 원을 그리며 천천히 하는 동작이 많아 누구라도 쉽게 배울 수 있다.

태극권의 창시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으나, 진왕정(陳王廷, 1600~1680)이 만들었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유명한 무협소설가 진융(金庸)의 소설 <의천도룡기>, 혹은 드라마 ‘의천도룡기’에 나오는 것을 보고, 장삼봉이 만든 것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도 있다.

소설은 소설이고, 정설은 진왕정이다. 진왕정이 진식(陳式) 태극권을 만든 이후 여러 분파가 생겼지만, 그 기원은 모두 ‘진식 태극권’이다. 사실 진식 태극권은 진왕정이 자신의 직계후손에게만 전하던 것이었는데, 가문이 다른 사람이 배우게 되어 분파가 생겨났다고 한다.

바로 오늘날 진식 태극권과 함께 유명한 ‘양식(楊式)’ 태극권 이야기다. 양식 태극권은 진식보다 동작이 쉽고 부드러워 대중적으로 널리 보급되었다. 양식 태극권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영화로 나와 있으니 찾아보는 것도 이해에 도움이 된다.

‘간화 태극권’으로도 불리는 양식 24식 태극권은 1956년 중국정부가 일반 국민에게 보급할 목적으로 만든 것으로, 전 세계에 널리 펴져 있다. 부드러운 태극권 이외에 화려하고 빠른 무술 권법은 무엇이 있을까? 바로 소림사 절에 가면 이러한 무술을 볼 수 있다.

소림사에서 무술을 연마하는 승려들

소림사는 중국 허난(河南)성 쑹산(嵩山)에 있으며, 1500년 역사를 지닌 소림 무술이 창시된 곳이다. 쑹산에는 세 가지 명물이 있다. 바로 ‘石头, 光头, 拳头’이다. 먼저 ‘石头’는 ‘돌’이다. 쑹산이 돌로 된 산이라 돌이 많다는 뜻이다.

다음으로 ‘光头’는 ‘까까머리’이다. 소림사에서 거주하는 스님들의 헤어스타일을 표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拳头’는 ‘주먹’이다. 즉, 무술을 연마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실제로 소림사 소재지인 쩡주(郑州)에 가면 다섯살 꼬마부터 스무살 청년까지 무술을 배우려고 전국 각지에서 유학 온 수련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무술을 가르치는 도장인데, 그 규모가 보통의 중고등학교보다 크다. 소림사로 향하는 길에 마주하는 그들의 무술 연마과정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많게는 수백명이 오와 열을 맞추어 하는 무술동작을 보면 ‘얼마나 연습을 했으면 저렇게 할까?’ 마음이 짠하다. 그곳의 사범들에게 학생의 진로를 물어봤다. 학생들은 무술을 배운 후 영화에서의 대역, 스턴트맨이 꿈이란다. 혹은 경호원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들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텔레비전에서도 소림 무술을 소개한 적이 있고, 영화로도 만들어진 적이 있어, 소림사는 유명 관광지가 되었다. 소림 무술은 인도 승려 보리달마 대사가 승려들의 심신을 단련시키기 위해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그런 만큼 몸과 마음의 조화를 중요시 여긴다. 매 동작이 빠르고 공격적이며 기교가 대단하다. 권술, 창술, 검술 등 1백여종의 기법과 97개의 권법이 있다. 영화배우 청룽(成龙)을 일약 대스타로 만들어 준 ‘취권’도 소림 무술의 일종이다.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장풍은 ‘팔괘장’이라는 무술이다. 청나라 말기 동해천이 만들었는데, 손바닥을 펴서 기공을 이용하는 무술로 여덟 가지의 장법으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다고 한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우슈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장권, 봉술과 같은 무술 연기를 ‘투로’라고 하며, 1대1 격투를 ‘산타’라고 하여 우열을 가린다.

중국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우슈 종목에서 총 10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제 우슈는 우리에게 더 이상 영화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길을 걷다가도 흔히 무술 도장을 발견할 수 있다. 현대 중국인들은 영화처럼 무술로 날아다닐 수는 없지만, 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날려보내고 있다.

One comment

  1. 태극권의 창시자인 장삼봉은 중국의 정사인 “명사”에도 기록된 실존인물이며 태극권을 장삼봉이 많들었다는 것은 중국에서도 민간에서 오랬동안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태극권의 창시인을 논하는 맥락에서 정설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나 계신지요? 최근에는 호북성에서 장삼봉이 실존했고 태극권을 창시했다는 것은 신뢰할 만하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었습니다. 21세기에 20세기의 인식을 가지고 계시니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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