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어린이는 어른의 고향’ 이광길 “내가 자란 곳은 충청도 보은 관기”

어린이는 어른의 고향
나도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보니 어른이 되었나 보다

내가 태어난 곳은 충청도 보은 관기
몇 십년 만에 고향마을에 가봤다

하루에 버스 몇 대 지나가던 마을에 자가용이 즐비하다
상표 줍던 5일 장터는 아스팔트 무덤 아래로 사라졌고
여기저기 쭈뼛거리며 그리운 얼굴 찾아보아도
낯선 주인들이 무심한 듯 바라본다

차라리 가지 말걸…
소중히 간직했던 그리움만 날려버리고 돌아왔다

교보문고 어린이코너
풋내기 엄마들과 어린이들이 마냥 행복하다
별생각 없이 차 한잔 마시면서 지나가는 어린이를 바라본다
새카만 눈동자, 예쁘게 묶은 머릿단
천진난만한 미소에 빛나는 발걸음
지나가는 어린이들 기쁜 얼굴 속에 잊고 살던 어린 날이 떠올랐다
비 오는 날 흙으로 도랑을 만들어
물길을 여닫던 지난날의 기쁨이…

돌아갈 수 없어서 포기했던
잃어버렸던 내 고향이 살아난다!

할머니가 손녀를 데리고 공원에서 놀고 있다
손녀는 친구들과 함께 모래 장난을 한다
할머니는 꼬마 친구들 틈에 고향 찾기를 한다

내가 자란 곳은 충청도 보은 관기
내가 태어난 고향은 어린이…

돌아가고 싶은 어른들의 고향, 어린이…

오늘도 할머니는 손녀딸과 함께 고향(故鄕)을 방문한다

                                                                            2019. 3. 29. 서울에서

7 comments

  1. 심금에 말없이 공감 됩니다ᆢ
    고향을 잃어버린 세대중에 저도ᆢ
    가보니 재개발로 뛰놀던 고향은
    흔적도없어 저도 아쉬움조차 뭍어야하는
    아픔을 느꼈습니다ᆢ

    이시대는 아예 고향이 없는 세대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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