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배신당했다”···자수작가 손인숙 후원재단 설립자들 잇단 탈퇴

손인숙 자수 작가가 미인도 작품 앞에 서있다. 초기 그를 후원했던 사람들은 그의 작품의 진위 여부가 불확실하고 예술가로서의 진실성이 없다며 대부분 그를 떠났다. 후원 예원실그림문화재단을 만든 설립 등기이사들도 마찬가지다. 

[아시아엔=이정철 기자] 손인숙(69) 자수작가를 후원하기 위해 예원실그림문화재단을 만든 그들은 왜 그곳을 탈퇴했나? 그들은 왜 손씨에 대한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을 느끼게 되었나? <아시아엔>은 몇차례 손씨의 대학 선배로 후원자인 오순영(78)씨와 법적다툼을 보도했다.

<아시아엔>은 이들을 대면하거나 통화 등을 통해 손씨가 과연 자수 작가인지 혹은 수예품을 통한 이익 창출에 몰두하는 사업가인지 하는 의문을 품게 됐다. <아시아엔>은 재단을 설립해 이사 등으로 있다가 스스로 탈퇴한 이들이 손씨가 벌이고 있는 행태를 고발 및 자기고백의 형식으로 작성한 ‘사실확인서’를 입수했다.

물론 이에 대해 손씨는 <아시아엔> 취재진에게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손씨는 최근 오씨가 서울고검에 제출한 사기(특정경제처벌에관한특별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에 오씨는 재정신청과 함께 국세청에 손씨의 탈세혐의를 제보할 예정라고 밝혔다.

손씨 주위에는 손씨의 자수 공예를 후원하기 위해 조직된 ‘자미연’과 ‘예원실그림문화재단’(이사장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이 있었다. 하지만 오씨의 손씨 고소를 통해 손씨의 행태를 알게 된 이들 후원자들은 “손씨는 예술가 아니다. 배신당했다”며 손씨를 떠났다. 그리고 자미연은 해체되었다.

<아시아엔>은 예원실그림문화재단과 자미연에서 후원활동에 앞장섰던 후원자들이 작성한 ‘사실확인서’를 통해 이번 사건을 재조명한다. 이들은 법조계·의료계 등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손씨의 ‘한땀 한땀’ 수놓은 정성에 아낌없는 존경심을 표했는데 돌아온 건 배신만”

자미연과 예원실그림문화재단 회원들은 “어릴 적부터 직접 ‘한땀 한땀’ 수놓으며 자수에 인생을 바쳐 왔다”는 손씨의 주장에 감동받아 후원활동에 참여했다고 했다. 하지만 손씨와 오씨의 법적다툼을 통해 전말을 알게 된 후 손씨를 떠났다.

15년간 손씨를 후원해온 재단 전 임원 A씨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관람자들은 작품의 정교함이나 그 양(量)에 압도되고 한 인간이 그 많은 작품들을 직접 제작했다는 점에서 숙연해지고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왔다. 한결 같은 감상평은 ‘한 인간이 어떻게 저 많은 작품들을 한땀 한땀 수를 놓을 수 있을까? 저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한 일일까?’였다. 초기 재단 임원직을 역임하면서 단 한 순간도 손씨가 작품활동을 하면서 협업을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손씨를 한 예술가로서 존경한 것도, 작품을 하면서 세상을 잊고 한땀 한땀 수를 놓아가는 그 정성에 감복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손씨를 그동안 알고 지내던 많은 사람들이 실망한 것은, 손씨가 적어도 수 작업은 본인이 한땀 한땀 작업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것이다.”

자미면 회원 B씨의 이렇게 사실확인서에 작성했다.
“손씨는 이화대학 자수과 초기 졸업생으로 우리나라 전통자수와 맥을 이어가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작품은 모두 10살때부터 손으로 수를 놓았다고 해 그 방대함에 모두 감탄했다. 그런데 (이번 법적다툼에 대해 알게 된 후) 우리나라의 고미술, 그림을 외국의 싼 노동력을 이용해 자수로 재현한 의미는 있다고 보지만 그분이 그렇게 강조했던 예술품으로서의 가치는 회의적으로 본다. 이러한 사실을 알았더라면 자미연이라는 모임조차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다른 재단과 자미연의 임원을 역임했던 C씨는 사실확인서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와 별도로 <아시아엔>과 전화 통화에서 “우리 사회가 그런 허위작가한테 쉽게 속는 분위기가 너무 안타깝다”며 “더이상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언론기관과 사법기관에서 도와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다. “손씨를 처음 만난 이후 10년 이상 그가 단 한번도 자신의 자수 작업을 다른 사람이 도와준다고 말한 적이 없으며 더욱이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사온다는 사실은 맹세코 들은 적이 없다. 손인숙씨가 검찰에 가서 그동안 부인하던 진술을 번복하여 ‘김동희’라는 총괄수사를 두고 작품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배신감과 10년 이상을 속았다는 사실에 많이 속상했다. 검찰 조사에서 나온 것처럼 ‘총괄자수라는 김동희와 20년 동안 함께 일했다고 하면서도 김동희가 2010년경 사망하였다며 구체적인 인적사항이나 연락처 등을 밝히지 못하는 점과 피의자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 결과 고소인이 매입한 작품과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으나 피의자가 2008년경부터 현재까지 거래하던 주단 업체를 통해 베트남 자수제작 업체에 의뢰하여 다수의 자수를 공급받은 사실이 확인된 점 그리고 손씨 남편 명의로 2003년 11월경과 2010년 10월경 중국에서 3회에 걸쳐 총 6.1kg의 자수를 수입된 사실 등에 비추어보면 김동희는 허구의 인물이고, 이 사건 작품들은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에서 제작 완성되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점을 보면 직접적인 증거가 없을 뿐, 해외에서 해왔다는 심증은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사건은 검찰 손을 떠났다. 피해자 오씨는 법원에 금주 안에 재정신청을 할 예정이다. 오씨는 “나와 같은 피해자가 더이상 나오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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