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교육제도-파키스탄] 노벨평화상 말랄라 조국···여성교육열 높아져, 남녀공학도

파키스탄 여학생들

우리 조상들은 오래 전부터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해왔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종종 잊고 지내는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에 압축돼 표현됐듯, 자녀교육을 위해서는 어떠한 희생도 감수하는 것은 전통사회나 현대사회나 그다지 다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교육과 국방은 정상적인 국가라면 어디서나 가장 중시하는 두 축입니다. 국방은 ‘오늘의 우리’를 지켜준다면, 교육은 ‘우리의 미래’를 준비해주기 때문입니다. <매거진N>은 아시아 각국의 교육제도를 살펴봤습니다. 국가 리더십과 교육 관련 비전은 모든 나라에서 일치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편집자>

[아시아엔=자히드 후세인 <비정상회담> 파키스탄 대표] 파키스탄은 인구가 2억2000만명의 다문화 국가다. 문화가 다양한 것처럼 학제도 한국보다 다양한 편이다. 파키스탄 학제는 90년간 식민통치를 한 영국 제도를 베이스로 하고 있지만 파키스탄 고유의 교육시스템을 반영한 것도 있다. 파키스탄 학제는 크게 ‘시립학제’와 ‘사립학제’로 나뉜다.

시립학제는 초등학교 6년, 중학 3년, 주니어 고등학교(Matric) 2년, 그리고 시니어 고등학교(FA/FSc) 2년간으로 모두 13년제로 돼 있다. 그리고 대학은 2년제(BA) 혹은 4년제(BSc/Bsc Honors) 및 5년으로 된 의학 (MBBS) 학제로 돼 있다. 석사(Masters/Mphil)는 한국과 비슷한 2년이며 박사(Phd)는 최소 3년제다.

사립학제로는 한국의 어린이집 같은 Play Group 1년제, 그 다음에 Nursery 1년제, Prep/KG(유치원) 1년제에 이어 초등학교 5년제, 중학교 3년제, 주니어 고등학교 (Secondary School) 2년제, 시니어 고등학교(Higher Secondary School) 2년제 등 모두 15년제로 돼 있다. 학사/석사/박사는 시립대학 시스템과 거의 또 같은데 대학 2년제 시스템은 없다. 고등학교를 A levels(2년), O levels(2년)로 하는 국제학교도 많다. 파키스탄에 국제학교가 439개 있는 것으로 한 조사에서 밝혀졌다. Beacon House라는 ‘파키스탄 국제학교’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운영되고 있는 대규모 국제학교다.

파키스탄 헌법에 따르면 남녀 차별없이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으로 거기까지 국가에서 지원을 해준다. 시립학제로 운영되는 학교는 학비가 거의 무료라고 할 정도로 매우 싸다. 정부 지원을 못 받는 대부분의 시립학제 운영 학교의 경우 학비가 너무 비싸 경제적 여유만 있다면 학부모들은 자녀를 사립학교로 보내려고 한다. 실제 시립학교와 사립학교의 차이는 부모의 경제력이라고 보면 된다.  이것이 현재 파키스탄의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임란 칸 총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즉 전국적으로 모든 학교들을 똑같은 시스템으로 만들어 어린이들이 누구나 똑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는 것이다. 이는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시립학제에 따르면 고등학교 졸업까지 파키스탄 국가언어(공용어)인 우르두어로 강의를 진행한다. 사립학제는 영국 학제와 거의 비슷하며 대표적인 언어가 영어다. 우르두어를 베이스 언어로 하는 학제에선 영어를 초등학교 1학년부터 배우며, 영어를 베이스로 하는 학제에선 우르두어가 하나의 독립과목(국어)으로 처음부터 배우도록 돼 있다. 그 외의 외국어의 경우 지역마다 다르긴 하지만 중·고교 과정에서 아랍어, 터키어, 페르시아어, 프랑스어, 중국어 등을 선택과목으로 배운다.

중학교까지는 수학, 과학, 영어, 우르두어, 파키스탄 문화 과목들이 필수이며 거의 다 비슷하다. 이어 주니어 고등학교에서는 이과와 문과 중 하나를 선택해야 된다. 이 점은 한국도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 뒤이은 시니어 고등학교에서는 문과는 문과 그대로 선택하고, 이과는 공학(pre-engineering), 의학(pre-medical) 그리고 컴퓨터공학으로 나누어 선택하게 된다. 컴퓨터공학의 경우 파키스탄이 IT 강국이 되면서 추가됐다.

모든 분야(과목)의 졸업은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이 시험은 자신의 학교에서 치르는 것이 아니라 파키스탄의 주(州)마다 설치돼 있는 고등학교자격검정위원회(Board of Intermediate and Secondary Education, BISE)에서 시행한다. 그리고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에는 연방검정위원회(Federal BISE)라고 불리는 위원회가 있다. 이곳에서 주관하는 시험에 합격하면 National Testing Services (NTS)에서 주관하는 시험을 치른다. 이것은 일종의 대학입학시험으로 파키스탄 고교생들은 고등학교 졸업시험인 BISE이 주관하는 시험과 NTS 시험 결과를 손에 쥐고 자신이 선택하는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파키스탄에도 한국과 같이 여성/남성이 함께 다니는 남녀공학도 있다. 또 여자들만 다니는 학교, 남자들만 다니는 학교도 있다. 한국과 달리 종교학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종교학교가 따로 있는데 마드라사(Madrasa, 아랍어로 학교)라고 불린다. 기독교 단체에서 운영하는 학교도 500개 이상 된다. 파키스탄은 이슬람국가이지만 다른 수많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있으며, 헌법도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

특이한 것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군대가 직접 운영하는 Cadet College(군대고등학교)도 있다. 과거엔 군대고등학교를 입학만 하면 졸업 후 곧바로 (Commissioned Officer)의 캡틴으로 입대할 수 있었다. 최근엔 졸업 후 별도의 시험을 따로 봐야 된다. 또 예전에는 남자 Cadet College만 있었는데 여성 Cadet College도 많이 생기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군대에 가거너 경찰이 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파키스탄은 지방의 경우 교육열이 낮은 편이었으나 최근 10년 동안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임란 칸 정부 들어 교육 분야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어, 파키스탄 교육 상황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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