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공주 실종사건’···라티파, 국경 넘어 탈출하다 붙잡혀 강제귀국

[아시아엔=편집국] 아랍에미리트(UAE) 연방국가인 두바이의 공주 셰이카 라티파(34·사진)는 40개의 방과 수영장·사우나가 딸린 대저택에서 살았다. 하인 100여명이 24시간 대기했고, 공주 곁에선 항상 필리핀 여성들의 시중을 들었다. 국왕의 자녀 30여 명 중 한 명이지만 공주는 매일 최고급 손톱 손질을 받으며, 브라질의 전통무술춤인 카포에이라를 익히며 살았다. 승마와 수영 등 공주가 원하는 모든 수업에 전속 강사가 붙었다. 그러던 공주가 사라졌다. 공주는 국경을 넘어 탈출하다가 붙잡힌 후 약 11개월째 소식이 끊겼다고 2월 1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지난해 3월 요트를 타고 두바이를 탈출한 공주는 인도 고아주 해안 50㎞ 앞까지 접근했지만, 인도 해양경비대에 의해 체포돼 두바이로 송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 공주는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그녀의 소셜미디어는 모두 차단된 상태다.

공주는 사라졌지만 그가 두바이 탈출 직전 유튜브에 남긴 39분 길이의 영상은 남아 있다. 영상엔 공주의 아버지이자두바이 국왕인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의 억압을 폭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라티파는 영상에서 아버지에 의해 이동한 시간, 장소, 먹는 것까지 기록되는 ‘감시받는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공주는 의과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중학생 수준 이상의 교육은 받지 못했다고 했다. 공주는 국왕 아버지를 향해 “명성을 위해선 무엇이든 하는 사람”이라며 “대드는 아내와 삼촌을 사람을 시켜 죽이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공주는 “자유로울 수만 있다면 햄버거 패티를 구우면서 살아도 좋겠다”고 말했다.

라티파 공주의 실종이 인권문제로 비화하자, 두바이 당국은 작년 연말 성명을 내고 “(해당 사건은) 1억달러(약 1120억원)를 요구한 범죄자들에 의한 납치사건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공주의 33세 생일 파티에 메리 로빈슨 전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이 참석한 사진 3장을 공개하며 “공주가 안전하고 평화롭게 있다”고 했다.

이에 NYT는 사진 속 공주 눈의 초점이 흐리다고 지적하며 “공주의 옹호자들은 공주가 약이나 감금으로 인한 심리적 문제를 겪고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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