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한국풍습, 해외여행객과 함께 즐길 날 머잖아

정월대보름은 깡통과 철사, 그리고 나무토막만 있어도 흥겨웠다, 달님이 나를 보며 빙긋이 웃어주는 것만 같아도 신났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올해 설날이 2월 5일이었다. 오늘 19일은 한해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정월(正月)대보름’이다. 정월대보름을 상원(上元)이라고 하여 중원(中元, 음력 7월 15일), 하원(下元, 음력 10월 15일)과 함께 세시풍속에서 가장 중요한 날로 여긴다.

우리 조상들은 설날부터 대보름까지 15일 동안 그해 풍년을 기원하며 축제를 벌였다. 점차 희미해지고 있는 옛 풍습이지만 정월대보름 하루는 오곡밥을 지어 든든히 먹고, 둥근 대보름달을 보며 올해 이루고 싶은 소원을 빈다.

서울에서 정월대보름 달이 뜨는 시각은 19일 오후 5시 46분, 지는 시각은 20일 오전 7시 45분이다.

정월대보름 날에는 절식(節食)으로 약밥, 오곡밥, 묵은 나물과 복쌈, 부럼, 귀밝이술 등을 먹으며, 기풍 및 기복행사로 볏가릿대세우기, 복토(福土) 훔치기, 용알뜨기, 다리밟기, 나무시집보내기, 백가반(百家飯)먹기, 나무아홉짐하기, 곡식안내기 등을 행한다.

이날 농점(農占)으로 달집태우기, 사발재점, 그림자점, 달불이, 집불이, 소밥주기, 닭울음점 등을 치며 한해 운수를 빈다.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제의와 놀이로는 지신(地神) 밟기, 별신굿, 안택고사, 용궁맞이, 기세배, 쥐불놀이, 사자놀이, 관원놀음, 오광대탈놀음 등이 있다.

고싸움, 나무쇠싸움 등 편싸움도 마을 사이의 우의를 위해 행해지던 풍습이다. 요즘 들어 이름도 많이 낯설어졌지만 제웅치기, 나무조롱달기, 더위팔기, 개보름쇠기, 모기불놓기, 방실놀이, 뱀치기 등의 액(厄)막이와 구충행사(驅蟲行事)도 조상 대대로 내려온 대보름 풍속이다.

정월대보름 새벽에 부스럼이 생기지 말라는 의미로 밤, 호두, 땅콩, 은행 등 견과류(堅果類)를 나이 수대로 깨물어 먹는다. 부럼을 깰 때 나는 소리가 귀신을 물리친다고 믿었다.

오행(五行)의 기운을 가득 담은 오곡밥은 다섯 가지 이상의 곡식(콩, 팥, 기장, 차조 등)을 넣은 영양밥으로, 다른 성(姓)을 가진 세 집 이상의 이웃과 나누어 먹으면 그 해 운(運)이 좋다고 여겨왔다.

볕에 잘 말린 묵은 나물 9가지 이상을 볶아 먹으면 그해 여름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믿었다. 또한 하루 9번을 먹어야 좋다고 전해지는데, 이는 일년 내내 부지런히 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같은 대보름 풍습을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과 공유한다면, 그들에게 ‘문화의 풍습이 살아있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아시아엔> 독자들 의견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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