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아오대교 개통···55km 세계최장 해상다리·시진핑 ‘경제굴기’ 가속도?

강주아오대교

[아시아엔=김소현 기자] “강주아오대교의 정식 개통을 선포합니다.” 10월 23일 오전 중국 광둥성 주하이에서 열린 강주아오(港珠澳)대교 개통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힘찬 선포에 박수가 쏟아졌다. 강주아오대교는 주하이~홍콩~마카오를 잇는 총연장 55㎞로 세계 최장 해상다리로 중국 토목기술 굴기의 위용을 과시한다. 역시 세계 최장인 해저 침매(沈埋·완성한 터널을 바닷속에 묻는 공법) 터널, 세계 최장의 철골 다리 몸체 등 세계 기록을 여러 개 보유하고 있다.

이 대교는 동시에 시진핑 주석의 국정 구상들을 연결해줄 교량이기도 하다. 개통식에 참석한 리시(李希) 광둥성 서기,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추이스안(崔世安) 마카오 행정장관은 한목소리로 “강주아오대교 개통으로 웨강아오 대만구가 가속도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은 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 마카오 경제를 하나로 묶는 ‘웨강아오 대만구’를 2030년까지 세계 최대 경제허브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대만구를 “시 주석이 직접 구상하고, 직접 추진한 국가전략”이라고 소개한다. 대만구의 인구는 6600만명, 국내총 생산(GDP) 규모는 중국 전체 9분의 1에 달한다. 슝안(雄安)신구, 하이난(海南) 자유무역구와 함께 시 주석의 ‘중국몽’ 실현을 이끌어줄 삼두마차로 꼽힌다. 그동안 걸림돌은 낙후된 육로 인프라였다. 배로 1시간 걸리는 홍콩~마카오는 육로로는 3시간 넘게 소요된다. 강주아오대교 개통으로 30분만에 이들 도시를 잇게 됐다. 1시간 생활권으로 묶인 셈이다. 한정(韓正) 부총리는 축사에서 “대교 개통으로 웨강아오 대만구 발전에 경쟁력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강주아오대교는 1983년 홍콩 사업가인 허허(合和) 실업 후잉샹(胡應湘) 회장이 주하이와 홍콩을 연결하는 ‘딩양대교’를 만들자고 제안한 것이 시발점이다. 2004년 설계에 착수해 2009년 공사가 시작됐다. 500여 연구원이 기술적 문제 해결에 달라붙으며 지난해 말 개통 예정이었으나 안전 점검 등으로 미뤄졌다. 양쪽 교량 가운데 해저터널 6.7㎞ 구간은 두 개의 인공섬으로 연결됐다. 중국 당국은 초속 55m의 강풍과 규모 8.0의 지진을 견딜 수 있으며, 120년간 사용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건설비는 890억홍콩달러(약 13조원)에 달한다.

대교 개통으로 ‘일국양제’ 원칙 하의 홍콩, 마카오와 중국 본토의 경제·사회적 통합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홍콩과 중국 본토를 연결하는 ‘광선강(廣深港) 고속철’ 이 개통되면서 2시간 이상 걸리던 홍콩~광저우 이동시간이 48분으로 단축됐다. 이 고속철로 베이징~홍콩도 8시간45 분만에 닿을 수 있다. 홍콩의 자치와 민주주의가 상실되고 ‘중국화’만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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