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중국 TV 황금시간대서 퇴출

한류 열풍의 대표 주자 중 하나는 바로 한국 드라마. 이 드라마의 주 소비층은 세계 인구 1위의 중국이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 황금시간대에 한국 드라마를 볼 수 없도록 하는 조치가 취해졌다. 중국 내 불고 있는 한류 확산에 비상이 걸리는 것은 아닌지, 중국 인민망(한글판)에 실린 쑨허윈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편집자주)

쑨허윈, 중국촨메이(傳媒)대 한국어학과 교수

<중국=인민망(한글판)> 얼마 전에 중국 광전총국(廣電總局)은 앞으로 해외 영화와 TV 드라마를 황금시간대인 저녁 7시부터 10시 사이에 방송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해외 영화 및 TV 드라마 방송은 해당 채널의 당일 규정 방송 시간의 4분의 1 이상을 방송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 규정이 발표되자 중국 내에서 인기와 수입량이 많은 한국 드라마는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한국 드라마는 앞으로 중국 국내 영화나 드라마에 시간을 내줘야 되고 중국 TV 황금시간대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영화와 드라마 시장은 한국 드라마에 주는 기회가 줄어들게 되고 한국 드라마의 중국진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수입 가격과 수량이 동반 하락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관련업자와 한국 드라마 팬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원래 중국에서는 해외 영화나 드라마 도입 절차가 간단하지 않다. 중국 광전총국은 매년 1월과 7월 두 달의 초순 10일 동안만 프로젝트 신청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그 전에 각 성급 광전국의 심사를 받아야 되기 때문에 조금만 지체되어도 신청 기회는 사라진다. 사실 중국 시청자들이 해외 최신 드라마를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설사 신청 당시 최신 드라마일지라도 방송될 때는 이미 구닥다리가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 이번 규제 조치까지 추가되어 많은 방송국들은 이제 우수한 중국 드라마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덕분에 중국 드라마의 가격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일 것이다. 결국 방송국들이 높은 원가를 감수하면서 한국 드라마를 비롯한 해외 드라마를 수입하는 것은 이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조치로 인해 한국 드라마 팬들 중 특히 나이 많은 중노년 시청자와 일부 화이트칼라 시청자들이 많은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나이 어린 팬들은 주로 인터넷으로 한국 드라마를 접하고 감상하기 때문에 별 상관이 없다. 인터넷으로 한국 드라마를 보게 되면 최신 드라마를 볼 수 있고 배우들이 직접 말한 대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 하지만 중노년 시청자와 일부 화이트 칼라는 주로 한가한 휴식 시간에 TV 로 한국 드라마를 접하는 경우가 많다. 중노년 시청자들은 인터넷을 잘 사용하지 않고 또 일부 화이트칼라는 평소 일이 바쁜데다가 자주 컴퓨터 앞에 앉아있기 때문에 퇴근 후에는 TV로 긴장을 푸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규제 조치로 일부 팬들은 예전처럼 저녁마다 마음껏 한국 드라마를 감상할 수 없게 된다. 황금 시간대가 아닌 낮 시간에 한국 드라마가 방송되기 때문에 휴식 또는 외출 시간을 쪼개야만 한국 드라마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 한국 드라마의 중국 진출은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현재 중한 양국 관계는 다양한 문화 교류를 통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고, 이런 흐름을 잘 살려 중한 양국 관련 업자들이 꾸준히 노력한다면 이런 규제 조치를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우수한 한국 드라마가 지금처럼 중국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쑨허윈,?중국촨메이(傳媒)대?한국어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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