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석방될 수 있을까?”···한국여성 983일째 멕시코감옥에

양씨가 수감돼 있는 멕시코 산타마르타교도소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외곽에 있는 산타마르타교도소에는 40대 초반의 한국인 여성이 수감돼 있다. 오늘(26일)로 꼭 983일째다. 한국에서 애견옷 디자이너를 하던 40살 양모씨다. 그는 2015년 11월 여동생이 있는 멕시코시티에 갔다. 여행을 하던 그는 틈틈이 여동생 지인이 운영하는 노래방 카운터 일을 도와줬다. 그러던 그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멕시코 검찰이 노래방을 들이닥쳐 그녀와 함께 도우미로 일하던 한국여성을 연행한 것이다.

2016년 1월 15일 자정 무렵에 벌어진 일이다. 양씨는 이후 멕시코판 ‘집으로 가는 길’ 피해자가 돼 차디찬 감옥에서 세번째 가을을 보내고 있다.

당시 멕시코 검찰은 양씨가 일하던 W노래주점이 마약·무기밀매·매춘 등의 소굴이라고 발표하고, 이같은 사실은 <텔레비사> 등 현지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특히 멕시코 검찰은 “양씨가 종업원들을 감금하고 매춘을 시키는 등 불법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사건 6개월여 지난 2016년 여름 양씨 사건을 접한 <아시아엔>은 본격 취재에 들어갔다. 그 결과 양씨는 귀국을 6일 앞두고 W노래방에서 카운터 보조 일을 거들며 귀국일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멕시코 검찰 주장과 달리 이 노래방은 당시 종업원들을 불법감금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적이 없었다. 멕시코대사관 직원들도 이용했던 곳으로도 밝혀졌다. 멕시코에서는 노래방에서 매춘이나 여성 도우미 고용은 합법적이다. 한인이 운영하는 노래방에선 몇 년 전 사건으로 성매매는 하지 않는다고 현지 교민들은 말했다.

하지만 검찰의 연행과 수사 그리고 기소는 검찰이 가공해 내세운 허위 제보자에 의해 철저히 조작된 것이었다. 재판 과정에서 ‘없는 제보자’는 결국 나타날 수 없었고, 1심 법원은 암파로에 의해 그녀를 석방토록 했다. 하지만 그녀는 풀려날 수 없었다.

왜 그랬을까? 사건 초기 주멕시코 대사관의 부실하고 부정확한 영사조력이 그녀의 발목을 여지껏 묶어놓고 있다.

사건 발생 이튿날 당시 양씨측 변호사가 멕시코 검찰의 사건조작 증거가 있는 서류와, 증인이 통역을 맡아 진술서의 효력이 없는 정황을 확보하고 경찰영사에게 검찰에 동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당시 임모 경찰영사(총경)는 “내가 거긴 왜 가느냐”며 반대해 조기해결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당시 영사의 부실·무성의한 대응은 여기서 그치지 않지만 이같은 태도는 멕시코 검찰당국에게 어떻게 작용했을까 쉬이 짐작할 수 있다.

물론 멕시코의 복잡하고 까다로운 사법제도, 그리고 멕시코 검찰과 법원의 짬자미, 그리고 우리 외교부 본부도 한몫했다. 사건 발생 6개월 이상 현지 영사의 허위보고에 의존해 손을 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외교부는 멕시코 외교당국과 나름 해결 노력도 했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2016년 정기국회 외교통일위 심재권 위원장, 설훈 의원 등등 양씨를 교도소에서 면회하고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서 국정감사를 했다. 또 감사원은 외교부 감사를 통해 관련자의 징계를 요청했다.

그리고 그후···. 양씨는 산타마르타교도소 차디찬 방에서 4번째 겨울을 기다리고 있다. 양씨 사건과 관련해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시아엔> 기사에서 여럿 확인할 수 있다.

양씨의 부당한 수감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래 기사가 잘 보여주고 있다.

전 세계에 수감돼 있는 우리 국민은 지난달 기준 131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4년 누적 7126명 중 337명이 연 1회 주재국 우리 공관 영사의 방문면회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은 25일 외교부가 제출한 ‘재외공관별 수감자 영사면회현황(2014~2018년 8월)’을 분석한 결과다.

‘재외국민 수감자 보호지침’은 원칙적으로 연 1회 이상 영사가 의무적으로 재외국민 수감자를 면회하도록 규정했다. 이때 영사는 수감자로부터 △가혹행위 등 인권침해 여부 △건강상태 △이송 신청 여부 △기타 재외공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사항 등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2014년부터 2017까지 최근 4년간 대사관 70곳 중 11곳(15.7%), 총영사관 40곳 중 15곳(37.5%), 총영사관의 출장소 4곳 중 3곳(75%)는 최소 연 1회 영사면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 5월 소규모 재외공관 36곳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 이들 중 단 1곳(2.7%)만이 분기마다 수감자 명단을 요청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해외수감자 관리 예산은 2013년 3.2억원이던 것이 불용률이 높아짐에 따라 매년 삭감돼 2018년 예산은 전년도 대비 30% 줄어든 2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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