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 간사이공항 국제선, 고베·이타미 공항으로 분산 운항

태풍 21호 제비로 잠긴 간사이공항

[아시아엔=정연옥 일본어 번역가] 태풍 제21호 ‘제비’로 침수된 간사이공항과 관련해 일본 정부와 운영회사인 ‘간사이에어포트’는 6일 “국내선 운항을 7일부터 일부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국제선을 포함한 전면 재개는 아직 전망할 수는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감소를 우려하는 아베 정부와 지방정부는 오사카(이타미)와 고베 두 공항이 간사이공항 이용 국제선을 일부 인수하는 ‘이례적인 대응’ 조치에 들어갔다고 <아사히>가 6일 보도했다.

다음은 <아사히>가 ‘일본 간사이지방의 주요 세 공항’이란 제목으로 보도한 기사의 주요 대목이다.

수상 관저에서 6일 아침 열린 비상재해대책본부회의에서 아베 수상은 간사이공항 재개 사실을 직접 발표했다. 그 직후 간사이항공 야마야 사장도 간사이공항 안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개 사실을 발표했다.

민관이 발맞춰 재개 사실을 밝힌 것이다. 그러한 조짐은 전날부터 있었다. 아베 수상은 5일, 이즈미 히로토 수상 보좌관을 팀장으로 대책팀을 구성하고, 재개를 서둘라고 지시했다. 이에 간사이지방과 오사카의 마츠이 이치로 지사가 상경해 이즈미 보좌관과의 면담 일정이 잡혔다.

간사이공항은 일본 정부에 의해 국제적·경제적으로 매우 중요시되는 거점 공항이다. 3년 연속 이용자수가 역대 최다를 갱신하고, 일본 성장동력의 기둥이 되는 외국인관광객 증가에도 큰 역할을 해왔다. 오사카에서는 내년 6월, G20 정상회의가 열린다. 2025년 세계박람회 유치도 신청해 놓은 상태로 11월 투표가 실시된다.

이런 상황에서 공항 정상화가 일주일 가까이 걸릴 경우 국제 신인도가 떨어질 것이란 위기감이 돌았다.

간사이공항을 이용하는 항공회사 관계자는 “간사이에어는 ‘조기 재개는 매우 어렵다’는 입장이었으나 수상관저의 한마디에 변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간사이의 또다른 두 공항이 국제선 노선을 분담하기로 한 민관의 결정을 따랐다는 점이다.

마츠이 지사는 이즈미 보좌관에게 간사이의 일부 항공편을 이타미, 고베 두 공항에서 인수해 줄 것을 제안했다. 이에 이즈미 보좌관은 “국가로서는 협력한다”며 즉각 응했다. 면담 후, 마츠이 지사는 기자단에게 “금년 내로 간사이공항의 전면복구를 마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 “이타미와 고베공항 영업시간을 아침·저녁 1시간씩 연장해 국제선 출발 및 도착을 늘리는 방향으로 관계 지자체와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정기편이 취항하지 않는 이타미와 고베에 국제선을 확대하는 방안은 이전부터 있었다. 현재 간사이공항을 통한 일본 입국자는 전체 방일객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간사이공항에는 쇼핑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외국인이 많다. 따라서 백화점 면세 판매액은 도쿄 등에 비교해 성장 폭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간사이공항이 ‘계산’ 상으로는 오사카(이타미)와 고베공항에 국제선을 양도하는 것은 예상치도 못한 일이다. 하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21호 태풍을 계기로 상상 못할 일을 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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