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②] 올 성탄절에 읽을 책 세권···’고백록’ ‘그리스도를 본받아’ 그리고 이 책

18세기 화가 윌리엄 블레이크가 그린 존 번연 <천로역정>의 한 대목.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존 번연(1628-1688)은 영국 베드퍼드 근처에 있는 엘스토우에서 땜장이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으나 경건서적들과 아내의 영향으로 회심하고 역사상 길이 남는 설교자가 되었다. 번연은 설교자요, 복음전도자요 목사로서의 열심과 근면과 헌신으로 인하여 ‘번연 주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는 뜨거운 열정으로 복음을 전하고 약 60권의 저서를 집필하였다. 존 번연은 영국에서 ‘명예혁명’이 일어난 1688년 향년 6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신앙생활과 경건생활에 성경 다음으로 유익을 주는 고전으로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Confessions), 토마스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Imitation of Christ), 그리고 존 번연의 <천로역정>을 꼽는다. 이 가운데 <천로역정>이 가장 많이 읽힌다. 성탄절 앞둔 이즈음 이들 세권을 한번 읽어보시길 권한다.

어떤 지역에 기독교가 전파되면 성경이 먼저 번역되고 그 다음에 번역되는 것이 <천로역정>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선교사 게일 목사가 1895년 <천로역정> 제1부, 1911년 제2부를 번역했다.

<천로역정> 제1부는 크리스천 남성이 성경을 읽고서 자기의 죄를 뉘우치고 하나님 나라를 향하여 여행하는 이야기다. 후속편 제2부는 크리스천의 전도를 처음에 거절했던 크리스천의 아내(크리스티나)가 크리스천이 천성에 입성했다는 말을 듣고 자녀들과 함께 천성에 이르는 이야기다.

 

불후의 명저 <천로역정>을 남긴 존 번연

1부 이야기는 개인의 구원을, 그리고 2부에서는 가족 구원을 강조한다. 길을 가는 도중 통과하는 갖가지 난관이나 방해자들을 성경적 알레고리(allegory, 풍유), 은유(metaphor) 그리고 상징(symbol)을 사용하여 묘사하였다.

<천로역정>을 읽을 때 성경을 읽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 책의 등장인물 이름도 인애, 온유, 게으름, 나태 등 추상적인 개념들을 인격화시켰으며, 이러한 은유와 상징은 관념과 삶이 만나게 한다.

<천로역정>은 불변하는 인간성을 계시의 빛에 의해 응시하고 명쾌하게 인간의 구원 과정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로마서>의 구원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물론 <로마서>가 믿음에서 믿음으로 이르는 과정을 그리는 반면, <천로역정>은 멸망의 도시를 탈출하여 천국에 이르는 결단의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천로역정>은 읽기 쉬운 평이한 문체로 쓰여졌으며, 이 세상에서의 성도의 영적 투쟁을 비유의 방법으로 매우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인간의 삶과 운명에 대한 안목을 체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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