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환 목사의 명성교회 세습 ‘적법 결정’에 대한 두가지 시각

김삼환 목사(왼쪽). 김하나 목사(오른쪽)

[아시아엔=편집국] 한국에서 신도 숫자 기준 두번째로 큰 개신교회, 명성교회는 몇해 전부터 당회장직 세습문제로 세간에 관심과 비판을 끌어모았다. 교회 설립자인 김삼환 목사가 은퇴 뒤 아들 김하나 목사를 당회장으로 세운데 대해 “세습에 해당하느냐 아니냐”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마침내 지난 7일 명성교회가 속해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재판국에서 “적법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8대7로 적법 결론이 난 것이다. <아시아엔>은 이경희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재판국장의 <하야방송> 인터뷰와 김동호 높은뜻 연합선교회 대표 목사의 <노컷뉴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를 각각 요약했다.<편집자>

이경희 국장은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했고, 각자 다른 이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자기가 알고 있는 법의 원칙을 개인적으로 소지하여 법테두리 안에서 각자의 생각대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재판국이 헌법 1장에 있는 교회의 자유, 교인들의 기본권을 중시했다”며 “세습이란 단어도 듣기 좋은 얘기가 아니므로 승계라는 단어로 바꾸어서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교회의 자유는 헌법 중의 헌법, 상위법 중의 상위법이기 때문에 말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거수 대신 무기명 비밀투표로 하기로 만장일치로 정했다”며 “개인적으로는 8월21일 선고하기를 원했지만 세습반대연합(세반연) 등 일부 국원들이 빠르게 처리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표결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재판국원은 총대 1500여명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집행했다”며 “나는 사회자로서의 임무에 충실했으며, 국원들 전체는 양심과 공평, 법적인 지식을 갖고 판단했다. 의심의 눈길로 보지 말아달라”고 했다.

한편 김동호 목사는 “저항하라, 저항하라. 억지 부리는 것도 악이고 억지 편을 들어주는 것도 악이다”는 글을 SNS에 남겼다. 그는 기독교계 원로로 오랫동안 한국교회 세습문제에 반대해 왔다.

총회 재판국이 “이미 아버지 김삼환 목사가 재직중이 아닌 은퇴상태에서 아들을 뽑았기 때문에 교회법에 문제가 안 되며 세습이 아니다”라는 판결과 관련해 김동호 목사는 “세습금지법을 만든 건 아버지의 대를 이어서 하지 말자는 것이다. 명성교회처럼 해석한다면 세습을 못 할 데가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성도들이 결정을 한 것이며 이 또한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의 뜻”이라는 명성교회 입장과 관련해 “예장통합에 있는 법을 떠나서 개별교회에서 하면 신앙적·윤리적으로 비판은 할 수 있겠지만 막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명성교회가 총회법을 어기고, 그것을 또 총회가 묵인해 총회 권위가 무너지는 게 문제”라고 했다.

김동호 목사는 “이 일 때문에 총회가 기강이 안 서고 또 많은 사람들이 실망해서 교회를 떠나고 있다”며 “교인들이 결정했으면 그냥 총회 밖으로 나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판결과 관련해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지나간 사람들조차도 같이 공범자가 되는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지금 명성교회가 하는 일의 공범자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기독교 밖에서 기독교를 보는 시선이 전 같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명성교회 하나 지키려다 개신교가 무너지게 생겼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에 저항하고 비판하고 또 총회 가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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