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국기에 얽힌 사연들

[아시아엔=천예지 인턴기자] “찢다만 종이처럼 생겼다.” 카타르의 국기를 처음 본 나의 반응이었다.

카타르는 왜 찢다만 것같은 국기를 만든 것일까? 단색의 국기는 너무 단조롭다는 생각에서 톱니무늬를 더한 것일까? 국기의 가로길이는 왜 세로의 두배가 넘는 것인가? 국기가 단조로우니 독특한 비율로라도 튀고 싶은 심리였을까? 아니면 단순히 이웃나라인 바레인을 따라한 것일까?

카타르의 국기는 보는 이에 따라 여러 판단을 내리게 한다. 독특하다고 생각하면 독특하고, 평범하다고 하면 평범하기도 하다.

어느 나라든, 국기를 만들 때는 ‘어떤 디자인이 우리나라를 가장 잘 표현할까?’라는 생각을 할 게 분명하다. 그러므로 ‘난해하다’고 생각되는 국기도 분명 깊은 의미와 역사가 녹아있지 않을까?

겉모양부터 설명하자면, 카타르 국기는 적갈색 바탕에 흰색 띠가 그려져 있고, 흰색과 적갈색은 아홉 개의 톱니무늬로 나뉘어 있다. 색은 밤색도 빨간색도 아닌 그 사이의 ‘애매한’ 적갈색이어서 ‘이렇게 어중간한 색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카타르 국기의 유래는 1847년부터 1876년까지 통치했던 모하메드 빈 타니(Mohammed bin Thani)에서 유래한다. 그는 ‘단일성’과 ‘보라색 염료’ 생산의 역사적인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붉은 자주색 깃발을 제안한다. 이후 1932년 영국 해군은 흰색과 적색으로 디자인하라고 제안했지만 카타르는 붉은 색을 거부하고 자주색과 빨간색의 혼합물을 사용했다.

아열대 사막기후인 카타르에선 태양빛이 강해 색깔이 어둡게 변하기 쉬운 점을 감안해 1949년 마침내 국기의 공식 색이 적갈색으로 최종 확정됐다. 앞서 1932년 카타르 깃발에 9개의 톱니무늬와 다이아몬드 그리고 ‘카타르’라는 국명이 추가되었다.

9개의 톱니는 1916년 영국과 맺은 특별조약을 통해 카타르가 영국 보호령으로 편입된 페르시아만의 9번째 토후국임을 의미한다. 이어 1960년대에 다이아몬드 무늬와 ‘카타르’라는 단어가 삭제되고 마침내 1971년 7월 9일 지금의 카타르 국기가 탄생하였다.

카타르의 국기를 보면 생각나는 게 있다. 바로 이웃 바레인의 국기다. 언뜻보기에 카타르 깃발은 바레인 깃발과 매우 흡사하다. 하지만 바레인 국기의 비율은 3대5이며, 카타르 국기의 적갈색보다 표준적인 ‘영국빨강’에 가깝다. 그 이유는 바레인은 1930년대 내내 영국의 강력한 지배하에 있었기 때문이다. 카타르와 바레인 양국은 18세기 이래 역사가 때로 중첩되고 때로는 충돌했다. 독특한 카타르 국기는 1930년대에 등장했으며, 바레인의 국기는 1932년 공식적으로 만들어졌다.

카타르 국기의 가로x세로(11×28) 비율과 색상의 차이는 카타르 국기를 바레인의 것과 다르게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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