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원의 재밌는 월드컵⑬] 개최국의 ‘괴력’과 징크스

독일, 한국에 패배 ‘최대 이변’

[아시아엔=김현원 연세대의대 교수] 월드컵 징크스는 많다.?전 세계 모든 나라가 축구를 하지만 유럽과 남미가 단연 축구 강국이다. 1회 우루과이대회때부터 남미와 유럽이 우승컵을 번갈아가며 차지했다.?남미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는 남미팀이,?유럽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는 유럽팀이 우승을 차지하는 패턴이 반복되었다. 이 패턴은?1958년 스웨덴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스웨덴을 결승전에서 물리치고 우승함으로써 깨진다.

1958년 이후 유럽과 남미 외에 미국,?한국과 일본,?그리고 남아공에서도 월드컵이 열려 상황이 다소 바뀌었지만 그래도 각 대륙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그 대륙팀이 우승하는 패턴은 거의 유지되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독일이 우승함으로써 다시 깨진다. 2014년 독일은 개최국 브라질을?7대1로 대파하고 아르헨티나와 결승전에서 승리해 월드컵을 차지했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전차군단 독일이 탈락했지만 유럽이 여전히 강세다.?유럽팀은?6팀이?8강에 진출한 반면,?남미팀으로는 우루과이와 브라질만?8강에 남아 있다.?이번 대회에서도 개최 대륙팀이 우승하는 징크스가 지속될 가능성이 많다.

월드컵에서 개최 대륙에서 거의 우승팀이 나왔을 뿐 아니라 개최국들은 괴력을 발휘했다. 20번의 월드컵에서 개최국이 무려?6번 우승,?준우승?2번, 4강에?2번이나 진입했다.?전체 월드컵의 절반 이상의 대회에서 개최국이?4강 안에 들어간 셈이다.

역대 월드컵은 말 그대로 강팀들만의 차지였다. 5번 우승한 영원한 축구 강국 브라질, 4번 우승한 독일과 이탈리아, 2번 우승의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그리고 한번씩 우승한 영국,?프랑스,?스페인?모두 축구강국이다.?브라질을 제외한 월드컵 우승팀은 자국에서 월드컵을 들어 올린 바 있다.?가장 막강한 브라질이 자국에서?2번이나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이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프랑스,?영국의 경우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대회에서 처음 우승했고,?그 후 계속 축구강국으로 대접받고 있다. .

객관적으로 우승이 힘든 경우에도 개최국의 전적은 화려하다.?스웨덴은?1958년 스웨덴월드컵에서 준우승했고,?멕시코에서 개최된?2번의 월드컵에서 멕시코는?8강에 올랐다.?그 외 대회에서 멕시코가?8강에 오른 적은 한번도 없었다.?그리고 객관적 실력으로?16강에 오르는 것도 힘든 대한민국의 경우에도 한일월드컵에서는?4강에까지 올랐다.?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도 그동안 소련의 해체 이후 본선에 참가 못했던 러시아가?8강에 진출했다.?러시아가 어디까지 갈지 모르지만 역시 개최국의 괴력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축구강국이 개최국으로 우승하지 못한 것이 이변으로 여겨지고 있다. 1950년 브라질대회에서 브라질의 준우승, 2014년 브라질대회에서 브라질의?4강, 1982년 이탈리아대회에서 이탈리아의?3위, 2006년 독일대회에서 독일의?3위라는 훌륭한 성적도 자국에서 열린 대회였기 때문에 우승하지 못한 것이 오히려 이변으로 여겨진다.

주사위를?6번 던져서 모든 숫자가 동등하게 한번씩 나온다면 오히려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1000번을 던지면 모든 숫자가 거의 동등하게 나온다.?여러 번 축구경기를 하는 리그경기에서는 결국 실력 있는 팀이 우승한다.?하지만 단판승부에서는 다르다.?토너먼트에서 단판으로 승부를 가리는?FIFA컵에서는 항상 이변이 나온다.

월드컵서도 이변은 속출한다.?아무리 밀려도 골문을 틀어막고,?한골만 넣으면 이기는 것이 축구이다.?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이란의 경우 모로코 경기 후반에서 계속 수세에 몰렸지만 모로코 선수의 자책골에 의해서 한번의 슈팅도 없이?1대0으로 승리하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모로코는 실력도 꽤 있었고 포르투갈과의?2번째 경기에서도 우세하게 이끌었지만 경기초반 호날두에게 한골을 허용하고?0대1로 지는 바람에 제일 먼저?16강 탈락이라는 불운을 겪었다.?이란과 모로코와의 대결과 같이 약팀끼리의 대결에서 나온 결과는 황당해도 이변이라고까지 말하지는 않는다.

이번 러시아월드컵 최대 이변은 대한민국이?FIFA?랭킹?1위 독일에 이겨서 독일이 사상 최초로 예선 탈락한 사건이다.?이 사건은 월드컵 역사상 거의 최대의 이변으로 해외에서는 소개되고 있다.?막상 이런 기적을 일으킨 대한민국팀의 귀국 인사자리에서 달걀이 날아왔다. 해외에서는?“그럼 대한민국에 져서 예선탈락한 독일팀에게는 벽돌을 던져야 하는가?”?하면서 황당해 하고 있다.

단판승부에서 최선을 다해서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축구경기에서는 항상 이변이 일어난다.?그것이 어느 경기에서도 보기 힘든 축구의 매력이다.?돌이켜 보면 이변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나의 의식도 커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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