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유발 ‘라돈 침대’①] 대진침대 매트리스, 정말 문제인가?

<사진=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 박사] 피해자가 1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라돈’ 침대는 얼마나 위험한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Nuclear Safety and Security Commission)가 “라돈(Radon)이 함유된 대진침대 매트리스가 연간 허용치의 최대 9배까지 방사선을 방출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방사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원안위가 1차 조사에서는 허용치를 넘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가 불과 5일만에 결과가 뒤집히자 정부의 방사선 관리 시스템에 대한 불신도 증폭되고 있다.

원안위는 원자력의 생산과 이용에 따른 방사선 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공공의 안전과 환경보전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2011년 설립된 중앙행정기관이다. 위원회는 위원장(대통령 임명) 1명을 포한한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무처는 2국(안전정책국·방사선방재국) 9과 3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안위는 5월 3일 대진침대 매트리스에서 라돈이 다량 검출됐다는 SBS의 보도가 나오자 4일 해당 침대 제조 및 판매업체로 현장조사팀을 보내 시료를 확보해 방사능 분석에 착수했다. 원안위는 매트리스와 가까운 지점에서는 내부피폭의 영향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5월10일 발표했다. 다만 피폭선량은 국제기구 권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원안위는 2차 조사결과, 매트리스 속커버나 스펀지에 모나자이트(monazite)가 포함돼 연간 피복선량이 1밀리시버트(mSv)를 초과하는 제품 7종에 대해 수거 명령을 내렸다. 원안위는 “7종 모델이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의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결함제품으로 확인됐다”며 “수거명령 조치를 실시한다”고 5월15일 발표했다. 또한 원안위가 5월25일 대진침대 매트리스 17종을 추가로 조사한 결과 14종의 매트리스가 안전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되어 수거 및 폐기를 위한 행정조치에 나섰다.

시버트(sievert, 기호: Sv)는 선량당량(線量當量, dose equivalent)을 나타내는 단위이다. 일반적인 방사선의 흡수량(absorbed dose)는 그레이로 표현되는데 반해, 시버트는 여기에 생물학적 효과까지 반영한 단위이다. 밀리시버트(mSv)는 X선이나, CT 등과 같은 의료검진 시 발생하는 유효 노출을 측정하는 경우 사용된다. 예를 들면, 흉부 X-레이 촬영 시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0.04mSv이다. 자연 방사선과는 별도로 피폭되는 연간 허용 선량은 연간 방사능 피폭한도는 1mSv다. 우리가 1년 동안 받는 자연 방사선량은 약 3mSv다

모나자이트(Monazite)는 토륨(Thorium)광의 일종으로 희토류(稀土類, rare earth oxides)이며, 특히 세륨족 희토류원소의 인산염광물이다. 토륨이 붕괴하면서 라듐(Radium)이 생성되고, 라듐이 붕괴하면 라돈이 된다. 라돈(Rn)은 1900년 독일 화학자 도른(Dorn)이 발견한 방사성 기체로 무색·무취·무미하며, 공기보다 7.5배 무겁다. 색깔도 냄새도 맛도 없기 때문에 존재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라돈이 폐암을 일으키는 물질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라돈 저감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생활용품에 들어가서는 안 되는 방사성 물질인 모나자이트가 ‘음이온(anion)’ 성분이 나온다면서 소비자의 이불 속으로 들어왔다. 즉 대진침대 사태는 “몸에 좋은 음이온을 발생시킨다”며 침대 매트리스에 도포한 방사성 물질인 모나자이트 때문에 불거졌다.

‘음이온 효과’를 적용한 광고 제품은 10여년 전 공기청정기로 시작됐으나 2005년경 문제가 불거지면서 거의 사라졌다. 이후 음이온 효과는 화장품, 의류, 찜질기, 방향제, 입욕제 등 다른 제품으로 퍼져나갔다. 충남 천안에 있는 중소기업인 대진침대도 음이온 효과를 선전하면서 모나자이트가 포함된 대진침대 제품은 2010년 이후에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안위 조사에 따르면 수입업체로부터 모자나이트를 구입한 66개 국내업체 가운데 11곳이 생활밀착형 제품 판매처다. 최근 라돈 논란이 불거진 생활밀착형 제품은 대부분 중소기업 제품이며, 예전에 이미 몇 차례 문제가 제기된 바 있기 때문에 대기업들은 ‘음이온’ 마케팅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모나자이트 등 희토류 광석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음이온 팔찌, 목걸이 제품들을 음이온 기술(negative ion technology)로 명명하고 이러한 제품에는 방사성 핵종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폐기를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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