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 경제칼럼] 미-중 무역전쟁서 중국이 살아남으려면


[아시아엔=엄길청 글로벌애널리스트, 글로벌한국경영연구원장] 요즘 미국과 중국의 사이에 무역전쟁이 일어났다고 하는 여론이 많다. 자고로 무역은 전쟁이 아니다. 무역은 언제나 거래일 뿐이다. 다만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무역거래의 결과가 재정이나 국제수지에 영향을 미치는 단계에 이르면 그럴 수 있다.

세상의 상거래는 잘 만들어서 좋은 가격에 팔면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다. 그래서 아직도 여러 나라에 밀수가 성행하는 것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중국의 물건이 좋고 꼭 필요해서 사간다면 아무리 재정이 어려워도, 또 무역수지가 어려워도 이렇게 대놓고 관세장벽을 치거나 수입을 규제할 수는 없다.

미국은 이제 여러 방면에서 생산을 다시 재개하려는 나라다. 자국 기업이 그동안 까맣게 잊어버린 생필품을 다시 만들고 소비재를 다시 만들면서 자국시장에 대량공급 해온 국가에 대해 이런 사실을 그같은 방식으로 공지하는 것이다. 미국에 물건을 팔아 돈을 번 나라들은 적당한 양을 공급하거나 아니면 물러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공지를 이런 식으로 한다. 우리도 예외일 수는 없다.

사실 미국은 1960년대 후반까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했다. 전 세계 공산품 생산의 40% 이상이 원산지가 미국이었다. 그런 미국이 다시 물건 만들기에 손을 대면 중국이나 인도 같은 대형생산국들은 자기 나라 주변으로 물러서야 한다. 그런 시간이 서서히 다가오는 것이다.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 그리고 체코도 다시 모두 자기들이 쓸 물건을 스스로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교역은 서서히 줄어들 것이다, 특히 원거리 교역은 더욱 그럴 것이다. 3D로 웬만한 물건을 소비자가 직접 다 만들면 더욱 교역은 줄어들 거다. 특히 얼마동안 전 세계에 저가의 생필품이나 소비재를 주로 공급해온 중국은 특히 이런 세상에 잘 대비해야 한다.

그래서 멀리 물건을 내다팔려면 우리처럼 소재를 팔든 가, 자본재나 중간재를 팔아야 하는데 중국은 아직 그런 수준이 못된다. 된다고 하더라도 그런 정도로는 그 많은 국민을 먹여 살리기 어렵다. 그들의 딜레마다. 중국은 아주 오랫동안 이 문제를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증시에는 그동안 중국에서 밀려난 기업도 있고, 피해 본 기업도 있고, 반면에 재미 본 기업도 있다. 그 결과는 지금 그들 주식의 PER(주가수익비율)에 반영되어 있다. 식품·화장품·제약·바이오 등 재미 본 기업들은 PER가 아직도 높다. 반면에 밀려난 기업들은 아주 낮다. 조선·자동차·화학·철강 등의 주식은 긴 시간 낮은 PER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 증시는 알게 모르게 중국 프리미엄이 이렇게 상장기업 주가의 PER 수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 이런 점을 주의해야 할 때다. 중국은 아마도 서서히 자국의 내수중심의 자가 공급국가로 활동량을 축소해야 할 것이다. 그로 인해 일본처럼 아주 긴 저성장 기조에 들어갈 전망이다.

어쩌면 그들에게 지금의 6%란 성장률 수치는 앞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마지막 기록일 수도 있다. 그들은 아마 곧 5%대로 내려갈 것이다. 이런 일들이 우리 증시에서 중국에 거대한 소비자나 거래처를 둔 기업의 PER를 하향조정할 가능성에 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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