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3/9] ‘미투’ 대신 ‘위투재팬’, “성폭력 함께 맞서자”·인도 대법 ‘강제 개종’ 논란 힌두-무슬림 결혼 유효성 인정

[아시아엔 편집국] 1. “내 주석 아냐” 시진핑 집권연장 반대하는 중국 유학생들
– 서구에 있는 중국인 유학생들 사이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장기집권을 반대하는 캠페인이 일고 있다고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가 7일(현지시간) 보도.
–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 온라인 게시판에 시 주석 사진 위에 영어로 ‘나의 주석이 아니다'(#NOTMYPRESIDENT)와 중국어로 임기제한 폐지 반대가 쓰인 포스터가 등장. 이어 컬럼비아대학과 뉴욕대학 등 미국과 캐나다, 호주, 영국 등의 9개 대학에도 같은 포스터가 출현.
– 포린폴리시는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가능케 하는 개헌안을 거부하는 “작지만, 점차 커지는” 캠페인의 한 신호라고 풀이. 신문은 캠페인을 조직한 학생들이 트위터를 통한 인터뷰에서 “지난 30년 동안 중국의 성장을 이끈 가장 중요한 동력은 국가 기관들에 대한 당 지도자의 권력에 대한 견제였다”, “국민선거로 뽑히지 않은 지도자가 사실상의 종신 독재자가 되는 것은 우리의 바람이 절대 아니다” 등의 의견들을 내놨다고 전함.
– 중국 본토 출신으로 지금은 서방에서 사는 이들은 중국 정부의 보복을 우려해 익명을 요구하면서 이같이 말함. 캠페인을 조직하는 학생들은 ‘나의 주석이 아니다’ 이외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IDISAGREE)는 구호도 사용했다. 하지만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광범위하게 떠돈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문구는 중국 당국의 검열로 차단됐다.

2. ‘미투’ 조용한 日, ‘위투재팬’ 불붙는다…”성폭력 함께 맞서자”
–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일본에선 잘 안 터져 나옴. 미국과 유럽은 물론 한국, 심지어 중국에서도 미투가 확산하고 있으나 일본 만은 유달리 미지근. 이런 일본에서 일본에서 ‘위투'(#WeToo·우리도 행동한다) 운동이 시작.
–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일본의 유력매체인 아사히신문은 세계적인 미투 운동을 소개하면서 최근 도쿄도(東京都)에서 임의단체인 ‘위투재팬'(#WeToo Japan) 발족식이 열렸다고 전함. 당일 행사에는 전 TBS 기자한테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이토 시오리(伊藤詩織) 씨도 참가. 지난해 이토 씨를 지지하는 서명운동이 전개됐고, 미디어와 관련된 활동을 하는 여성들의 모임이 활발해지면서 위투재팬 발족으로 이어짐.
– 위투재팬에는 개인과 단체를 중심으로 경제인, 대학 교직원 등이 연대한 것으로 알려짐. 이들은 자신의 피해사실을 용기 있게 드러내고 외부로 알린 사람들을 지지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논의를 거듭해옴. 앞으로 이에 공감하는 기업과 단체에 이른바 ‘행동선언’을 공표토록 해 성폭력을 포함해 다양한 괴롭힘을 불허하는 사회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음.
– 여성의 지위향상을 목표로 하는 유엔여성(UN Women)의 가토 미와(加藤美和) 아시아태평양지역사무소장은 “모두 함께 연결돼 사회를 바꿔나가자”고 말했다고 마이니치는 전함. 실제 일본에선 한국보다 미투 운동이 사회적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명 블로거이자 작가인 하추(본명 이토 하루카·伊藤春香)가 작년말 피해를 호소한 걸 계기로 이전보다는 관심이 커짐.

3. 태국 바트화 지폐 주인공 와찌랄롱꼰 현 국왕으로 바뀐다
– 태국 바트화 지폐 속의 주인공이 2016년 서거한 푸미폰 아둔야뎃(라마 9세) 전 국왕에서 그의 아들인 마하 와찌랄롱꼰(라마 10세) 현 국왕으로 바뀜. 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중앙은행(BOT)은 다음 달부터 도안을 바꾼 신권 바트화 지폐를 순차적으로 발행한다고 밝힘.
– 차끄리 왕조 기념일인 다음 달 6일부터 모델을 바꾼 20바트, 50바트, 100바트권 지폐가 발행되고, 국왕의 생일인 오는 7월 28일부터는 500바트와 1천바트 등 고액권 지폐도 도안을 바꿈. 새롭게 바뀌는 모든 종류의 바트화 지폐 전면에는 푸미폰 전 국왕 대신 와찌랄롱꼰 현 국왕의 초상화가 들어가며, 뒷면에는 라마 1세부터 10세까지 차끄리 왕조 역대 국왕 10명의 얼굴이 2명씩 나눠서 새겨짐.
– 태국을 70년간 통치하면서 세계 최장수 재위기록을 세웠던 푸미폰 국왕은 몇 년간의 와병생활 끝에 지난 2016년 10월 서거. 푸미폰 국왕의 유일한 아들인 와찌랄롱꼰 국왕은 같은 해 왕위를 물려받았지만 아직 대관식은 열리지 않음.

4. 인도 대법 ‘강제 개종’ 논란 힌두-무슬림 결혼 유효성 인정
– 인도에서 무슬림 남편과 결혼을 위해 힌두교에서 이슬람교로 개종했다가 ‘강제 개종’ 의혹으로 혼인이 무효가 된 여성에게 대법원이 혼인이 유효하다고 결정. 이번 판결은 법원이 혼인 관계에서 부모가 아닌 당사자 여성의 의사를 존중한 것으로 해석.
– 8일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인도 대법원은 무슬림들이 힌두 여성을 유혹해 결혼을 미끼로 강제로 이슬람교로 개종시키는 것을 뜻하는 ‘러브 지하드'(Love Jihad)에 해당한다며 고등법원에서 혼인이 무효가 된 여대생 하디야(26) 사건에서 “하디야는 자신의 의지와 동의로 결혼했기에 혼인은 적법 유효하다”고 이날 판결.
– 독실한 힌두 집안에서 태어나 아킬라 아소칸이라는 힌두식 이름을 가졌던 하디야는 의대를 다니던 2016년 인터넷을 통해 무슬림인 사판 자한(27)을 알게 된 뒤 이슬람교로 개종하고 이름도 이슬람식으로 바꾼 뒤 그해 12월 자한과 결혼. 이들의 결혼 사실을 알게 된 하디야의 부모는 하디야가 러브 지하드에 당했다면서 혼인 무효 소송을 낸 바 있음.
– 전체 인구의 80%가 힌두교 신자고 14%가 이슬람 신자인 인도에서 종교 간 결혼은 예전부터 민감한 문제. 최근에는 힌두 우익단체들을 중심을 힌두 여성-이슬람 남성 간 결혼에 대해 ‘러브 지하드’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분위기.

5. 세계 여성의 날 ‘여권 후진국’ 사우디·이란 상반된 풍경
– 중동의 이슬람권에서 공권력이 여성의 복장을 규제하는 곳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을 꼽을 수 있음.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의 중심국인 만큼 엄격한 종교적 율법을 일상에까지 적용하는 탓. 두 나라 모두 여성의 복장이 자유로운 편이었으나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으로 이란이 신정일치의 종교적 통치로 급변해 여성의 복장까지 엄격히 통제하자 정치·종교적 라이벌인 사우디도 ‘적대적’으로 공진.
– 국제적 기준으로 보면 여권의 후진국이라고 비판받지만 여성의 사회 활동과 복장 면에서는 이란이 사우디보다 상대적으로 낫다는 평가가 일반적. 복장을 살펴보면 이란에서 여성은 외출할 때 히잡을 의무로 써야 하지만, 머리카락 전체를 가리지 않아도 되고 색깔도 자유로움. 또 히잡만 쓰면 나머지 복장은 반소매와 반바지, 발목이 드러나는 치마가 아니면 대부분의 옷이 허용.
– 반면 사우디에서 여성은 외출 시 히잡은 물론 온몸을 덮는 통옷인 아바야를 입어야 함. 무엇보다 이란에선 여성도 운전(오토바이 제외)할 수 있어 사우디보다 이동의 자유가 나음. 남녀를 공공장소에서 분리하는 정책도 사우디가 더 강력하고, 무엇보다 여성의 사회 활동의 대부분을 제한하는 사우디의 남성 보호자 제도는 여권을 침해하는 대표적인 폐단으로 꼽힘.
– 그러나 이런 평가가 지난해부터 역전되는 분위기.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 때문.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의 미래 청사진인 ‘비전 2030’에 따라 여성의 교육과 사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 운전 허용, 남성 보호자 제도 완화 등 다른 나라에선 당연한 일이지만 사우디와 과거와 비교하면 파격적인 올해부터 잇달아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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