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따스한 정 그대로” 서산 동부전통시장

정향희 셰프의 서산 여정 2

[아시아엔=정향희 셰프·푸드칼럼니스트] 서산 시내에 자리 잡고 있는 동부전통시장은 충남 서북부 권역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1956년 ‘동부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장하였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으로 전국최우수시장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2017년에도 전국우수시장박람회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서해안과 인접한 지리적 특성이 있기에 수산물시장이 50% 이상 차지하고 있고, 그 수익률도 시장전체의 70%를 차지한다. 바닷가 인접의 큰 시장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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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외에도 이곳 원주민이 동부시장 안에서 가장 즐겨 찾는 품목이 무엇인가를 알아보기로 했다. 첫번째로 두부집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시간대별로 주민들이 줄서서 기다린다. 두부 한판에 딱 18모가 나오는데, 시간에 맞게 줄을 서지 않으면 두부를 살 수 없다. 이곳에서는 1인당 한모씩이 기본 예의라고 했다. 두부 만드는 방식도 옛 방식 그대로를 고집하고 있다. 비법을 물으니, 마지막 과정에 넣는 간수의 염도라고 한다. 중년의 주인 부부는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식혜의 재료인 보리를 말리는 과정

이틀에 한번만 나온다는 식혜도 이집의 인기메뉴다. 식혜의 주원료인 엿기름을 직접 만든다고 한다. 보리에 물을 부어 싹을 내어 말리는 과정이 까다롭다.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싹을 알맞게 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어 김구이집을 찾았다. 이곳 동부시장은 김을 파는 곳이 많다. 가족이 모두 나와서 하나의 공장처럼 움직인다. 두명은 김과 감태를 구워내고 다른 한명은 고객의 택배 요청 전화를 받는다. 다른 한명은 박스를 정리하고, 또 다른 한명은 직접 사러온 고객맞이에 바쁘다. 그런데도 근처에 김을 포장하는 공장이 따로 있단다. 그곳에도 열댓 명이 일하고 있다고 했다. 가족, 친지 모두가 이곳의 동부전통시장이 삶이고 일터였다.

마지막으로 서산 가정집에서 주로 맛볼 수 있는 서산의 토속음식인 우럭젓국을 맛보고자, 수산물코너에서 싱싱하게 말린 우럭을 한 마리 샀다. 서산에 20년 넘게 살고 계시는 외삼촌댁을 방문해 요리방법을 부탁드렸다. 서해안 지방에서는 말린 우럭포를 쪄서 제사상에 올린다. 살을 발라먹고 남은 뼈대를 가지고 육수를 내어 채소와 두부를 넣어서 만든 것이 우럭젓국의 유래다.

우럭젓국은 고춧가루가 들어간 매운탕의 느낌이 아니라 북어국처럼 뽀얗다. 서해안의 가정에서는 흔하게 먹는 음식이 되었지만, 이를 내는 식당은 많지 않다. 서산은 매년 10월이 되면 ‘삼길포항 우럭축제’가 있을 만큼 우럭이 잘 잡히고 맛이 좋다. 삼길포항은, 중국 산둥반도를 잇는 거대 해저터널 기대되는 대산항 옆에 자리잡고 있다.

우럭젓국의 맛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첫째, 꾸덕꾸덕 말린 우럭이 싱싱해야 한다. 골고루 밝은 빛깔을 내며 말려져야 잘 말려진 것이다. 둘째, 부재료는 최소화 한다. 그리고 소금 간을 따로 하지 않아도 충분히 간이 되어있다. 마지막으로 간이 필요하다면 새우젓을 살짝 넣으면 된다.(끝)

우럭젓국 만드는 방법 (4인기준)

재료: 우럭포 1마리, 쌀뜨물 1.5L, 무 1/4개, 두부 1/2모, 대파1/2줄기, 붉은고추 1/2개, 청양고추 1/2개, 다진마늘 약간, 새우젓 약간(없어도 무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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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날카로운 가시와 지느러미를 제거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토막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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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깨끗이 손질한 우럭을 쌀뜨물에 넣고 센 불에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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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와 두부는 먹기 좋은 크기로 납작하게 썰고, 대파와 고추는 어슷 썬다.

4. 끓기 시작하면 무를 넣고 중간불로 줄여서 뭉근하게 25분 끓여 뽀얗게 국물을 우려낸다. (중간중간 올라오는 거품은 걷어서 버린다.)

5. 두부와 채소, 마늘을 넣고 5분간 더 끓여낸다.

6. 간은 새우젓으로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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