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혁명 이끌고 있는 세이란 아테스 “스카프로 여성 규제하는 사회가 문제”

[아시아엔=알레산드라 보나노미 기자] 급진주의 이슬람단체의 테러가 최근 몇 년 사이 유럽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16년에만 총 142차례의 테러 시도가 적발됐으며, 영국은 2017년 한해 동안 수 차례 벌어진 대형 테러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유럽조차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의 위협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독일 베를린에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가 있다. 터키 소수민족 쿠르드 족 출신의 변호사이자 인권운동가인 세이란 아테스다.

세이란 아테스는 보수적인 이슬람이 느끼기에 도발적일 수도 있는 선언을 한 적이 있다. “테러를 자행하는 이들은 단순한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그들은 ‘이슬람’ 테러리스트다.” 그녀는 ISIS, 보코하람, 알 카에다 등의 테러단체가 이슬람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있는 현실은 이슬람 내부의 문제에서 기인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2017년 7월 세이란 아테스는 독일 베를린에 ‘자유주의 모스크’를 세웠다. 이 사원에서 남성과 여성은 나란히 착석할 수 있다. 또한 수니, 시아, 알레비, 수피 등 각기 다른 종파의 사람들도 이 곳에선 한 마음으로 기도 드린다. 기존의 모스크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파격적이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녀는 이 곳을 방문하는 무슬림 여성이 부르카나 히잡을 쓰지 말 것을 요구했다. 아테스는 이에 대해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원은 사람의 얼굴을 가리는 이슬람의 규율을 따르지 않는다. 이슬람 경전 꾸란의 해석도 이 곳에선 통용되진 않는다. 나는 얼굴을 가리지 않길 원하는 전세계 모든 여성의 편에 설 것이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아시아엔>은 이슬람의 혁명을 이끌고 있는 세이란 아테스와의 인터뷰를 전한다.

현재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가.
2018년엔 4가지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가장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고 있는 것은 모스크의 개발과 확장이다.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파트너들과의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럽시민사회가 벌이고 있는 ‘극단주의를 멈춰라’ 캠페인도 내가 집중하는 일 중 하나다. 우리는 유럽에서 100만명의 서명을 모아 유럽연합 집행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제재를 가하는 조치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이와 별개로 나는 베를린에 있는 한 피난캠프의 이사회 일원이자 변호사라는 직함을 달고 있다. 두 활동도 나의 주요한 업무들이다. 2017년도 그랬지만 2018년에도 매우 바쁠 것 같다.

무슬림 여성의 스카프 착용에 대해 매우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내가 문제로 삼는 것은 단순히 스카프가 아니다. 스카프로 여성을 규제하는 사회다. 그동안 만나온 여성들 대다수는 남성을 자극할 지 모르는 머리를 가리기 위해 스카프를 착용했다고 말했다. 여성이 스카프를 두르는 사회는 남성과 여성의 행동에 제약을 두는 사회를 상징한다. 또한 그 사회에선 남녀간의 소통도 최소한으로 제한돼 있다.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내가 바라지 않는 사회다. 나는 단순히 의상과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이슬람사회가 가하는 제약과 맞서 싸우고 있다.

프랑스의 이슬람 성직자 루도빅-모하메드 자헤드가 동성애를 지지해 논란의 중심에 선 적이 있다. 베를린 자유주의 모스크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나.
루도빅-모하메드 자헤드와는 친한 사이다. 그는 우리 모스크를 종종 찾아오곤 한다. 또한 우리 모스크에서 여러 커플들의 결혼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개인적인 친분을 차치하고 답하자면, 우리도 당연히 동성애를 지지한다. 우리 모스크는 이름 그대로 자유를 상징한다.

이란 작가 마르잔 사트라피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 ‘페르세폴리스’에서 주인공은 프랑스로 탈출했지만, 할머니의 장례식엔 참석할 수 없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자유를 얻기 위해선 그에 따른 대가를 지불한다”라는 문장이 있다. 당신이 ‘생각을 표현할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 치러야 했던 가장 큰 대가는 무엇이었나.
총격을 당해 거의 죽을 뻔한 적이 있다. 생사를 넘나들면서 느낀 것은 나의 활동을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내가 도움을 줬던 많은 여성들과 내가 지은 모스크를 방문하는 이들이 내게 고마움을 표한다. 내가 계속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큰 사고를 당한 이후 특별 경호대상이 됐다. 당신이 했던 일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나.
내가 한 그 어떠한 행동에도 후회한 적이 없다. 오히려 감사한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사고 후 독일 측에서 먼저 경호를 제안해줬다. 덕분에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아랍권에는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믿는다. 이들은 다만 의사를 표현할 자유를 누리지 못할 뿐이다. 나는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존재한다.

2018년 당신의 가장 큰 바람은 무엇인가.
다른 것 없다. 더 많은 자유주의 모스크들을 유럽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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