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징어①] “한치가 쌀밥이라면 오징어는 보리밥”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가격이 급등하여 ‘금값’이 된 품목은 귤, 오징어, 달걀 등이다. 2017년 1월 이후 11월까지 귤값은 전년 동기 대비 84%, 조류인플루엔자(AI), 살충제 파동 등을 겪은 달걀은 47.3% 올랐다. 오징어는 어획량이 줄면서 51.4% 올랐다.

값싼 어물(魚物) 취급을 받던 오징어가 값비싼 ‘금(金)징어’가 된 것이다. 대형마트에서 한 마리에 1000원, 비싸야 2000원이면 구입할 수 있던 오징어가 국내산 생물 오징어의 경우 5000원 정도로 올랐다. 횟집에서는 산오징어 한 마리가 1만원이 넘는다.

강릉시수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최근 생물 오징어의 경우 1상자(20마리)당 8만-10만원에 거래되어 지난해(4만-5만원)보다 두배 가량 올랐다. 또한 냉동 오징어(8-8.5kg 기준)도 3만6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1년만에 두배 정도 가격이 뛰었다.

제주도에 “한치가 쌀밥이라면 오징어는 보리밥이고, 한치가 인절미라면 오징어는 개떡이다”라는 말이 있다. 요즘 건배사에도 ‘오-징-어’가 있는데 ‘오랫동안 징그럽게 어울리자’는 뜻이란다. 오징어를 한자로는 묵어(墨魚), 오적어(烏賊魚) 등으로 표기한다.

오징어와 한치(창오징어)는 모양과 생김새가 엇비슷하지만 제주도에서는 한치를 오징어보다 ‘한수 위’ 대접해 준다. 창오징어는 꼴뚜기(화살오징어)과의 대표 종으로 제주도에서 많이 잡혀 ‘제주한치’라고 불린다. ‘한치’라는 별명은 다리 길이가 한 치(一寸, 약 3cm)밖에 되지 않는다는 데서 명명된 것이다.

오징어(Squid, Cuttlefish)는 전 세계에 약 450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연안에는 8종이 있다. 이들 오징어 중에서 가장 작은 오징어는 꼬마오징어로 외투막의 길이가 1.6cm에 불과하지만, 가장 큰 오징어인 대왕오징어는 6m에 이른다. 오징어 몸은 머리·다리·몸통으로 나뉘며, 다리와 몸통 사이에 눈과 입이 있는 머리가 있다.

오징어는 낮 동안에는 수심 200-300m 정도에서 머물다가 밤이 되면 20m 안팎의 비교적 얕은 수심으로 올라온다. 오징어는 빛에 반응하는 주광성(走光性) 성질이 있어 밝은 빛이 있는 곳으로 모이기 때문에 오징어잡이 배는 밝은 집어등(集魚燈)을 내걸고 오징어를 잡는다.

오징어 몸은 원추형으로, 우리나라에서 많이 잡히는 오징어는 길이가 30-40cm 가량이며, 적갈색에 작은 반점이 많다. 몸의 색깔은 주위 환경에 따라 변하나 대체로 암갈색(暗褐色)이고, 죽으면 희게 변한다. 오징어 머리는 크고, 삼각형의 지느러미는 헤엄칠 때 방향타 역할을 한다. 오징어의 다리 열 개 중 두 개는 뚜렷이 크고 먹이를 잡는데 이용한다.

오징어는 난류에서 무리로 서식하며, 어린 물고기와 새우 등을 잡아먹는다. 봄과 여름에 30-40개씩의 알 덩어리를 해초(海草) 등에 산란한다. 생(生)오징어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담백한 맛이 아주 좋다. 한편 마른 오징어는 서민들의 손쉬운 술안주로 애용되고 있다. 오징어의 일반성분(가식부분 100g당)은 다음과 같다.

오징어(생것): 에너지 95kcal, 수분 77.5g, 단백질 19.5g, 지질 1.3g, 회분 1.7g, 칼슘 25mg, 인 273mg, 철 0.5mg, 나트륨 181mg, 칼륨 260mg, 비타민A 2RE, 비타민B1 0.05mg, 비타민B2 0.08mg, 나이아신 2.5mg.

오징어(마른것): 에너지 352kcal, 수분 19.5g, 단백질 67.8g, 지질 6.9g, 회분 5.6g, 탄수화물 0.2g, 칼슘 252mg, 인 821mg, 철 2.8mg, 나트륨 980mg, 칼륨 750mg, 비타민B1 0.13mg, 비타민B2 0.20mg, 나이아신 8.2mg.

오징어는 영양가가 높은 식품이다. 특히 마른 오징어에 함유되어 있는 단백질 양은 쇠고기 단백질의 3배 이상이다. 단백질의 영양 가치를 숫자로 나타내는 단백가(蛋白價)도 83이다. 대개 단백가가 70 이상이면 양질의 단백질이라고 본다. 오징어의 단백질 조직이 다른 생선이나 고기류에 비해 서로 교차되고 직각으로 얽혀 있어 열을 가하면 즉시 오그라드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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