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새우’로 발끈하는 일본과 한국의 적절한 거리는?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브리튼 諸島’(British Iles)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와 아일랜드로 이루어진다. 아일랜드는 12세기에 일찍 잉글랜드의 침공으로 합병되었다.

스코틀랜드는 1707년 제임스 1세 하에 영국과 합쳐 대영제국(United Kingdom, UK)이 되었다. 최근 스코틀랜드가 UK에서의 분리(devolution)를 국민투표에 붙였으나 반대표가 약간 많아 통과되지 않았는데, 계속 문제로 남을 것이다. 영국과 아일랜드는 한국과 일본만큼이나 역사적으로 굴곡이 깊다. 아일랜드는 1921년 800년의 투쟁을 거쳐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였으나, 얼스터에서는 영국에의 잔류를 원하는 신교도에 의한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IRA).

미국에는 케네디와 레이건과 같이 19세기 초 아일랜드의 감자 기근을 피해 이민 온 사람의 후예들이 많다. 한국은 동양의 아일랜드로 불리듯 기질이 흡사하다.

한국과 중국도 민족문제로 복잡하다. 중국에서는 한국과 같은 퉁구스어를 쓰는 만주족을 제외하고는 한민족과 거리가 멀다. 만주족은 입관 이후 대부분 한족을 유모로 써서 후손은 모국어를 잊어버리고, 급기야 만주족도 소멸하게 된다. 북위, 요, 금, 원, 청 등 새외(塞外) 민족은 중국을 먹으러 들어왔다가 오히려 중국에 먹혔다. 이것이 이민족의 중국 통치사다. 한민족이 중국에 들어가지 못한 것은, 중국만큼 광대하지는 않더라도 삼천리 금수광산이 그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과 일본도 영국과 아일랜드같이 적절한 거리를 두고 살 수밖에 없다. 한일합방은 일본이 말도 되지 않는 짓을 해보겠다고 나섰다가 파탄이 난 것이다. 한국에도 국내적으로 비슷한 문제들이 있다. 제주도에는 4·3의 앙금이 아직도 남아 있다. 제주도 도민들은 본토인들이 제주도에서 번 것을 다 가져간다고 불평이 많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알력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호남소외론이 남아 있으며 이를 이용하려는 몹쓸 세력이 준동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 남한과 북한이 통일하는데도 유념해야 한다. 남북이 정치적 화해, 군사적 불가침을 거쳐 경제·사회적 통합으로 가는 긴 통합의 과정을 거쳐 통일이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에서의 트럼프 국빈만찬에 독도 새우가 나왔다고 일본 관방장관이 트집 잡고 나왔다. 황당하기 짝이 없다. 이러니 한국과 일본은 동맹이 되기에는 먼 것이다. 동맹이 성립하려면 반드시 같이 할 것이 있다. 1.공동의 위협인식을 가질 것 2.공동의 이익을 가질 것 3.공동의 가치·이념과 체제가 같아야 할 것 등이다. 특히 근접한 나라 간에는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아야 하고, 역사인식에 현격한 차이가 있어서는 안 된다.

일본은 마지막 요건에서 현격하게 부족하다. 정치인들은 오히려 이를 악화되도록 부추긴다. 한국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과 같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본 국민의 총체적 반성이 필요하다. 대동아전쟁에서의 일억 옥쇄(一億 玉碎)가 아니라 일억 참회(懺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일본인은 기질적으로 한국인과 다른 점이 많다. 조센진이라는 용어에는 이런 감정이 용해, 농축되어 있다. 그러나 야나기 소에쓰 같이 조선의 땅과 문화를 사랑하는 일본인도 적지 않다. 이들과 협력하여 한일 간극을 줄이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동맹은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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